美-아프간軍, 쿤두즈 탈환작전 실패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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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도로장악… 병력증원 어려워, 주요도시 뺏겨… ‘제2의 이라크’ 우려

2001년 미국 주도 연합군의 아프가니스탄 장악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탈레반 반군세력에 주요 도시를 빼앗기면서 아프간이 ‘제2의 이라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0일 뉴욕타임스(NYT)와 CNN에 따르면 29, 30일 양일간 미군과 아프간 정부군이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 북부 요충지 쿤두즈(인구 30만 명)를 공습하고 1000여 명의 지상군 병력을 투입했지만 악전고투를 면치 못하면서 아프간 북부 전체가 탈레반 수중에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8일 탈레반이 카불에서 북쪽으로 250km 떨어진 쿤두즈를 함락한 직후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압도적 병력을 동원해 쿤두즈를 곧 탈환하겠다”고 장담했다. 하지만 30일까지 쿤두즈 외곽에 도착한 정부군 병력은 1000여 명에 불과했다. 그나마 대다수는 탈레반 군에 차단돼 쿤두즈 외곽도로에 묶여 있는 상태다. 게다가 탈레반의 거센 저항으로 정부군은 29일 오전 한때 탈환했던 쿤두즈 경찰서를 다시 내줬고 정부군이 장악한 쿤두즈 공항조차 위태로운 상황이다.

쿤두즈 탈환이 쉽지 않은 데는 여러 요소가 작용하고 있다. 먼저 탈레반이 쿤두즈로 향하는 주요 접근로를 장악해 작전에 필요한 보급물자와 증원병력 투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아프간 정부군은 도처에서 탈레반과 교전 중이기에 대규모 병력을 빼서 쿤두즈에 투입하기도 쉽지 않다.

이를 지원할 미군 병력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애초 올해 말까지 5500명만 잔류시키기로 한 미군 주둔군 병력 규모를 9800명 수준으로 늘렸지만 대부분 아프간 정부군에 대한 훈련과 후방 지원에만 치중하는 상황이다. 피터 쿡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쿤두즈 함락은 아프간 정부군의 명백한 패배”라고 인정하면서도 “이는 결국 아프간 정부가 짊어져야 할 숙제”라고 선을 그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탈레반#도로장악#병력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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