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부패 사정 칼날 못피한 저우번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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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앞에서 생존 위한 자아비판까지 했지만…
저우융캉 핵심측근… 3년만에 낙마

‘정치적 생존을 위한 처절한 노력’, ‘끝내 옭아맨 치밀한 반부패 사냥’.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체제 들어 현직 성(省)급 당서기로는 처음으로 저우번순(周本順·사진) 허베이(河北) 성 당서기가 전격 체포된 것을 놓고 이 같은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중앙기율검사위원회 감찰부는 24일 홈페이지에 ‘엄중한 기율 위반 및 법률 위반’으로 저우 서기가 당 내부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혐의는 공개하지 않았다.

2003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중앙정법위 부비서장 및 비서장, 중앙정법위원 등을 역임한 저우 서기는 시 주석의 정적이었던 저우융캉(周永康) 전 중앙정법위 서기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2012년 말 시 주석 집권 이후 저우융캉 전 서기와 함께 낙마할 것이라는 설이 계속 나왔다.

하지만 시 주석은 2013년 3월 국가주석 취임 직후 단행한 인사에서 저우번순을 허베이 성 당서기에 임명했다. 수도 베이징(北京)을 둘러싸고 있는 허베이 성의 당서기는 수도권을 책임지는 요직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사실상 면죄부를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저우 서기는 취임 3일 만인 그해 3월 23일 성내의 혁명 성지인 스자좡(石家莊) 시 핑산(平山) 현의 시바이포(西栢坡)를 찾았다. 이곳은 마오쩌둥(毛澤東)이 이끄는 공산당 홍군이 1949년 국민당 정부로부터 베이징을 탈환하기 전 마지막 전진기지가 됐던 곳으로 3월 23일은 베이징으로 출발한 날이다. 저우 서기는 이후에도 매년 3월 23일 이곳을 찾았다. 그는 또 2013년 9월에는 시 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허베이 성 당 상무위원회의 ‘군중노선(당과 사회에 대한 일종의 정풍운동) 교육실천활동’에서 자아비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사정의 칼날을 비켜가지는 못했다. 시진핑 체제 출범 당시 낙마설이 나돌았던 저우 서기가 실제 조사를 받기까지 3년 가까이 걸린 이유나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제 관심은 또 다른 성의 당 서기나 성장 중 누가 조사를 받을지에 모아지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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