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NSA, 佛 전현 대통령 3명 감청”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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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폭로에 佛 발칵… 佛외교부, 美대사 초치해 항의

‘첩보 분야에서 동맹은 없다. 적어도 영원한 친구는 없다.’

정보기관의 세계에서 통용되는 이 격언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동맹국인 프랑스의 전·현직 대통령 3명을 수년간 감청했다고 폭로전문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23일 밝혔다.

위키리크스는 NSA의 1급 비밀 문서를 인용해 NSA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자크 시라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통화를 감청했다고 폭로했다. 감청 대상에는 프랑스 장관과 주미 대사, 그리고 다수의 대통령궁 관리들이 포함됐다.

2013년 NSA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휴대전화를 감청했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는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상세한 대화 내용까지 폭로됐다.

2012년 5월에 작성된 문건에 따르면 올랑드 대통령은 취임 직후 파리에서 유로존 위기 및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와 관련해 독일 야당과 비밀회의를 하는 방안을 측근과 상의했는데 당시 측근은 “메르켈 총리가 뒤통수친 것을 알면 어찌 되겠느냐”며 극구 말렸다. 또 2008년 문건에 따르면 사르코지 대통령은 당시 금융위기를 불러일으킨 미국을 비난하면서 앞으로 미국이 자신의 충고에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테판 르 폴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24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방이 이런 활동을 하고, 프랑스 대통령이 감청 대상이 됐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감청 대상인 사르코지 전 대통령도 “일반적으로도 감청은 용납하기 어렵고, 우방 간에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프랑스 외교부는 이날 항의 표시로 제인 하틀리 프랑스 주재 미국대사를 초치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위키리크스#폭로#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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