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재무상, 중국-공산당 비판하며 홍콩 여기자 조롱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22일 22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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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재무상이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중국의 공산당을 공개적으로 조롱하고 비판하는 발언을 해 파장이 예상된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관해 질문하는 홍콩 펑황(鳳凰)TV 도쿄지국장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는 과정에 나온 것으로 기자에 대해서도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결례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펑황TV와 도쿄신문에 따르면 아소 재무상은 이달 3일 각의가 끝나고 나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봉황위성TV의 리먀오(李) 지국장에게 답변하면서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거나 내용과 무관한 반응을 보이며 그를 무시했다.

펑황TV는 22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리먀오 지국장과의 문답 형식으로 당시 상황을 자세히 소개했다.

-당시 상황을 설명해달라

“3일 일본 내각 기자회견에서 일본 재무상에게 질문을 할 때 관례에 따라 ‘나는 TV의 리먀오 기자다’고 하고 물었다. 그런데 나에게 3번이나 반복하도록 했고, 영어로 뭐라고 뭐라고(WHAT WHAT WHAT)? 했다”

-아소 장관이 분명히 못 들은 것 아닌가

“나의 발음은 분명했고 컸다. 일본 내각 대신이 기자회견에서 영어 쓰는 것도 매우 드문 일이다. 이번에 기자회견은 평소와 다르다는 느낌이었다. 내가 3번이나 신분을 반복한 후에야 알아들었다. 그후 내가 질문하면서 막 AIIB를 발음하자 그가 갑자기 웃었다.”

-무슨 징조가 있었나?

“매우 갑작스러웠다. 아소 외에 현장의 기자, 재무성의 관리들도 따라 웃었다. 분위기가 이상했다. 내가 펑황의 기자라고 하고 AIIB라는 말을 했을 뿐이다. 이어 일본 야당에서 AIIB에 일본이 가입하지 않은 것은 외교적 실패라고 하는데 재무상으로서 논평을 부탁했다.
그는 대답은 안하고 먼저 중국을 비판했다. ‘우리는 당신네 국가와는 다르다’고 했다. 아소 장관은 자신의 국가는 자유 국가여서 야당이 마음대로 말을 할 수 있고, 잡혀가지 않으며 행정 명령으로 출국이 금지되지 않는다고 했다.”

-아소 장관은 끝내 야당의 비판에 답했나?

“회견이 끝날 때까지도 야당에 관한 질문에 답이 없어 다시 물었다. 그러자 그가 다시 중일 양국제도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공산당의 국가가 아니다. 자유롭게 말해도 잡혀갈 걱정이 없다’고 했다. 내가 다시 야당이 제기한 문제를 묻자 내가 손을 들지 않은 것을 지적하며 ‘규칙을 모르냐’고 했다.”

도쿄신문은 아소 장관이 “어떤 기준으로 빌려주는지, 이사회의 구성은 어떻게 하는지 알려주지 않는 한 참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고 전했다.

-역시 영어로 말했나?

“그렇다. 그는 영어로 반문을 했다. You know the rule of here? 나는 손을 들고 질문한 줄 알았다. 이번 질문은 대답을 못들어서 다시 묻는 질문이어서 손을 들지 않았다. 일본 기자회견에서는 이런 경우 통상 손을 들지 않고 묻는다.”

-이런 장면은 아직 방송되지 않았다

“그렇다. 그날의 주제는 AIIB에 관한 것이다. 아소 씨와 나와의 대화 내용, 그의 중국에 대한 조롱과 풍자는 방송되지 않았다. 나는 후에 이런 내용을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써서 국내 누리꾼들의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 언론 동료들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웨이보의 내용을 번역해 올려 적지 않은 논쟁을 낳고 있다.”

-이 일은 4월 초 일인데 왜 갑자기 지금 화제가 되었나?

“일본 국내의 보도 때문인 것 같다. 일본 아사히의 잡지 AREA는 유명하다. 4월20일 아베 내각 관료들의 발언을 비판하면서 전에 아소 씨의 나에 대한 태도는 ‘일본이 세계에서 창피한 일이다’고 썼다. 잡지는 ‘펑황은 전세계 180국에 시청자가 2억5000만이다. 일본이 이렇게 중요한 매체를 기분 나쁘게 하는 것은 정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냐’고 썼다. 잡지는 일본 누리꾼들의 열띤 토론을 소개하며 도쿄신문 등 매체가 계속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매체가 이 일에 대해 아소 장관에게 질의를 보냈으나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렇다”

-이번에 아소 장관을 처음 만났나

“전에도 기자회견장에서 몇 번 만났다. 3월말에도 AIIB에 대해 물은 적 있다.”

-당시 그의 반응은 어땠나

“아소 장관은 먼저 한 일본 기자에게 다소 거드름을 피우며 ‘당신은 기자클럽에 안 와 봤느냐? 주가에 대해서는 묻지 못하게 되어 있다. 모르냐?.’ 그리고 내가 질문을 했을 때는 눈살을 찌푸리며 일본의 AIIB에 대한 질문에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그는 일본어로 ‘신중, 이 일본말의 뜻을 아느냐’고 되물었다.
나의 일본어는 유창하다. 그리고 기자회견에서 질문할 때는 다른 기자들처럼 크게 묻는다. 아소 전 총리가 이처럼 대응하는 것은 매우 결례라고 생각한다.”
도쿄 신문에 따르면 리 지국장은 중국 지린(吉林) 성 출신으로 게이오(慶應)대에서 석박사 과정으로 중일 관계를 공부했고 NHK 국제방송 아나운서를 거쳤으며 일본 체류 기간이 18년에 달한다.

봉황 위성TV는 아소 장관의 예의에 어긋난 태도가 주제인 AIIB와 동떨어진 것으로 판단해 방송에서 다루지 않았으나 21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리 지국장의 중국판 트위터에 관련 내용이 공개되며 알려졌다.

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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