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여객기 추락때 조종사 1명 조종실 못 들어간 채…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6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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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독일 저가항공 저먼윙스 여객기가 프랑스 남부 알프스 산악지대에 추락하기 전 조종사 2명 중 1명이 조종실을 벗어나는 등 조종실에 이상 징후가 있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 보도했다. 정상적으로 순항하던 사고기가 왜 8분 사이에 산악지대에 충돌할 정도로 급강하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풀리지 않는 가운데 이번엔 조종사 행동에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고가 점점 미스터리로 빠져드는 양상이다.

NYT는 사고 현장에서 회수된 조종석 음성녹음장치(CVR) 분석에 참여한 조사 관계자 말을 인용해 “조종사 2명 중 1명이 조종석을 나간 후 문이 잠겨 다시 들어가지 못했다”며 “이 조종사는 처음에는 문을 가볍게 노크했지만 대답이 없자 문을 부수려는 듯 강하게 두드렸다”고 했다. 문제의 조종사가 왜 조종실을 떠났는지, 조종실 안에 있던 다른 조종사는 왜 문을 열어주지 않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AFP 통신도 다른 조사 관계자말을 인용해 “조종실 문이 잠겨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고 전해 CNN 보도를 뒷받침했다. 프랑스 항공 당국은 “아직 무슨 일이 있었는지 결론을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정밀 분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NN은 추락 직전 조종실이 잠겨있었다는 상황과 관련해 “충격적인 폭로”라면서 의료상의 긴급 상황 발생에서부터 자살 시도와 같은 범죄행위에 이르기까지 가능성은 다양하다고 했다. 처음엔 기체 결함이나 시스템 고장설이 우세했지만 음성분석 내용이 보도된 이후에는 △조종사 과실 △조종석 내 저산소증으로 인한 의식불명 △자살 시도 등이 사고 원인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수색대는 전날 사고 현장에서 블랙박스 2개 중 CVR은 회수했으나 엔진가동 상태 고도 등 비행에 관한 모든 정보가 담긴 비행기록장치(FDR)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FDR은 사고기 주요 부분의 위치와 상태를 기록하고 있어 사고 원인 규명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로서는 블랙박스 2개의 분석 결과가 모두 나와야 정확한 사실 규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수색구조대는 26일 사고 현장에서 첫 희생자의 시신을 수습했다. 현지 산악구조대원들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산산이 부서진 여객기 파편과 신체 조각들이 온 산과 계곡에 흩어져 카펫처럼 깔려있었다”며 “이런 끔찍한 현장은 처음”이라고 했다. 사고 비행기가 지상에 내리꽂히듯 추락했음을 추정케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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