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우익들이 영화 ‘언브로큰(Unbroken)’을 깎아내리며 왜곡된 역사인식을 퍼뜨리고 있다.
17일 일본의 인터넷 카페 ‘NHK 해체!’에는 할리우드 스타 앤젤리나 졸리가 감독한 영화 ‘언브로큰’을 평하며 “황당하고 터무니없는 내용”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그 아래에는 “일본인은 (일본의 전쟁 책임을 단죄한) 도쿄재판사관에서 지금이야말로 탈피해야 한다” “앤젤리나는 조선인과 마찬가지로 피해망상 덩어리인 것 같다” 등과 같은 댓글이 달렸다.
언브로큰은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일본군 포로로 잡힌 육상선수 루이스 잠페리니가 겪은 실화를 담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후 올해 초 한국과 중국에도 상영됐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우익들이 강하게 반발해 아직 상영되지 않고 있다.
‘앤젤리나 졸리 반일영화를 저지하자!’는 이름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영화를 비판하는 글이 연일 올라온다. 영화에서 포로수용소의 악랄한 감시관 역으로 출연한 일본 록스타 미야비에게는 ‘매국노’라는 딱지가 붙었다.
미국 뉴욕에 살고 있는 일본인 영화감독 소다 가즈히로(想田和弘) 씨는 17일 보도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홀로코스트를 다룬 영화가 독일에서 상영되지 못한다면 세계는 어떤 눈으로 보겠는가”라고 쓴소리를 했다.
한편 일본 집권 자민당의 미하라 준코(三原じゅん子) 참의원은 16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팔굉일우(八紘一宇)의 이념 아래에 세계가 하나의 가족처럼 서로 돕는 경제를 운용토록 하는 숭고한 정치적 합의문서와 같은 것을 아베 총리야말로 세계에 제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팔굉일우는 ‘천지 사방을 하나의 지붕으로 덮는다’는 뜻으로 태평양전쟁 때 일본군의 아시아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해 일본이 내세웠던 슬로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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