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IA 인터넷판 한국편 지도에 ‘리앙쿠르 암초’ 삭제,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5일 14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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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IA 홈페이지
사진 CIA 홈페이지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작성하는 ‘월드 팩트 북’ 인터넷 판의 한국편 지도에서 독도의 미국식 표기인 ‘리앙쿠르 암초(Liancourt Rocks)’가 삭제된 것으로 확인돼 외교부와 주미 대사관이 원인 파악에 나섰다. CIA의 월드 팩트 북은 세계 주요 기관들이 국가정보를 인용할 때 기본적으로 활용하는 권위 있는 자료다. 인터넷의 한국 페이지는 지난해 6월 20일 최종 수정됐다고 표시돼 있다.

CIA 인터넷 홈페이지(www.cia.gov)에 있는 ‘월드 팩트 북’에서 한국을 선택하면 뜨는 지도에는 검은 색 글씨로 ‘울릉도’는 표기돼 있지만 독도는 섬의 흔적은 물론 지명을 찾아볼 수 없다. 반면 같은 날 최종 수정된 일본편 지도에는 화살표로 작은 섬을 표시한 뒤 ‘리앙쿠르 암초’라는 지명 표시가 돼 있다.

CIA는 당초 “1954년 한국에 점령당한 리앙쿠르 암초에 대해 한국과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한다”는 설명과 함께 한국편, 일본편 지도에 모두 리앙쿠르 암초를 표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독도’라는 지명이 있다가 빠진 것은 아니지만 두 나라의 지도만 놓고 보면 섬 자체가 일본 영토라는 오해를 낳게 할 수 있는 대목이다.

주미 대사관 관계자는 “현재 지도가 수정된 이유를 파악하고 있다”며 “지도 제작자의 실수일 수도 있고 뭔가 다른 뜻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의도적으로 한국편 지도에서만 지명을 삭제했다면 독도가 다케시마(竹島)라며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일본의 대미(對美) 로비가 먹혀들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리 정부는 CIA를 상대로 리앙쿠르 락의 한국식 지명은 ‘독도’이며 한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한편 CIA는 한국편과 일본편 지도 모두에 동해의 명칭을 여전히 ‘일본해(Sea of Japan)’로 단독 표기했다. 하나의 바다나 산 등에 하나의 이름만 인정하는 ‘단일 표기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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