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반체제 인사 아기 500명 강제입양시킨 독재자 형량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4일 15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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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부터 8년 간 아르헨티나 군사독재정권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한 인사의 아기들을 빼앗아 강제로 입양시킨 독재자 레이날도 비뇨네(86)에게 징역 25년이 선고됐다.

23일 AFP통신에 따르면 부에노스아이레스 연방법원은 전날 군사독재정권의 마지막 집권자인 비뇨네를 비롯해 강제 입양에 관여한 인물들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1982년 7월부터 1983년 12월까지 집권한 비뇨네는 이미 20건이 넘는 반인도주의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따라서 이번 판결은 실효적 처벌보다는 사법부의 처벌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은 “과거사 청산에 힘쓰고 있는 아르헨티나의 전례 없는 판결”이라고 평했다.

당시 군사정권은 좌파 운동가와 반체제 인사의 자녀를 임신한 여자들을 납치해 아기를 낳게 했다. 이후 아기들을 강제로 군인이나 친정부 인사에게 가명으로 입양시켰다. 약 500여 명의 아기가 강제로 입양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까지 115명이 유전자 검사를 통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연방법원은 산모 강제수용소가 위치한 군사 지역을 책임지고 있던 예비역 장성 산티아고 오마르 리베로스(91)에게도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그도 이미 납치와 고문, 살인 등으로 복역 중이다. 강제수용소에서 일했던 전직 군의관과 조산원에게도 각각 징역 13년, 7년을 선고했다.

박희창 기자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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