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중수로 부품수입 적발하고도 ‘쉬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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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린폴리시 “구두경고 그쳐” 폭로

이란이 국제시장에서 핵무기 제조에 쓰일 수 있는 중수로 부품을 수입하려다 미국에 적발됐지만 미국은 구두경고만 한 채 이를 덮어두고 있다고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가 8일 단독 보도했다.

이란은 핵개발과 경제제재 해제를 맞바꾸는 협상을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벌이고 있어 이번 보도로 ‘이란과의 협상은 불가능하며 더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미 공화당 측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FP에 따르면 이란 조달 당국자들이 국제시장에서 구매를 문의한 문제의 부품은 아라크 핵시설 단지에 있는 IR-40 연구용 원자로에 들어가는 것이다. 미국은 이란이 아라크 중수로에서 핵무기 제조에 쓰이는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것을 우려해 왔다.

이란은 지난해 11월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의 핵협상 잠정합의에 따라 올해 1월부터 핵 개발을 잠정 중단하고 경제제재 조치에서 일부 벗어났다. 미국은 이란의 움직임이 이 합의에 어긋난다고 보고 구두 경고를 보냈고 유엔 대표단을 통해 이란 제재를 담당하는 유엔 안보리 패널에 알렸다고 FP는 전했다.

하지만 협상을 주도하는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최근까지도 “이란이 잠정합의 조치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다”고 공언한 것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유일한 외교안보 정책 업적이 될 가능성이 큰 이란 핵협상을 깨지 않기 위한 노력이라는 것이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미국#이란 중수로 부품수입#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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