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日의 침략역사 왜곡, 절대 용납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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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일전쟁승리 기념일 맞아 기념사 대신 중앙조사委 좌담회
‘야만적’ 단어 수차례 사용하며 일본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

시진핑(習近平·사진) 중국 국가주석은 3일 “중국은 일본으로부터 야만적인 침략을 겪었다”며 “역사의 비극이 재연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올해 처음으로 법정 기념일로 지정된 ‘항일전쟁승리 기념일’을 맞아 이날 오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가진 중앙군사위원회 좌담회에서 일본을 겨냥해 이렇게 말했다.

시 주석은 “침략의 역사를 왜곡하거나 군국주의가 다시 돌아오거나 역사의 비극이 재연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가 우경화와 군사대국화로 가고 있는 것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이다.

시 주석은 “침략의 역사는 반복되지 않아야 미래가 창조될 수 있다”며 “항일전쟁과 반(反)파시스트 전쟁의 위대한 승리를 기념하는 것은 역사를 기억하고 미래에 경각심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역설했다.

올해 7월 7일 국가주석으로는 처음으로 중일전쟁의 발단이 된 ‘7·7사변’(루거우차오·盧溝橋 사건) 기념식에 참석해 일본을 ‘도적(日寇)’이라고 표현하며 비판했던 시 주석은 이날도 ‘야만적’이라는 말을 수차례 사용하며 일본에 강력히 경고했다.

시 주석은 “흑은 흑이고 백은 백이며 이는 1만 번을 말해도 변하지 않는다”며 일본의 침략을 지적했다. 이어 “일본은 역사와 인민, 미래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가지고 중일 우호와 아시아의 안전과 발전을 지킨다는 자세로 출발해야 한다”며 “일본은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평화의 길로 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시 주석은 “중화민족은 5000년의 문명을 가졌으나 근대 이래 열강의 침략과 봉건통치의 부패로 낙오했으며 점차 반식민지 봉건국가로 전락했다. 특히 일본의 야만적 침략으로 망국의 지경에 처했으나 일본 군국주의의 야만적인 침략은 중국 인민의 용감한 저항을 불러일으켰다”고 평가했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 베이징의 중국인민항일전쟁기념관 광장에서는 시 주석 등 공산당 정치국 7명의 상무위원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항일전쟁 승리’ 기념식을 개최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사회로 진행된 기념식은 비장한 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항일열사와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 예포 발사, 지도부의 헌화, 전쟁기념관 참관 등의 순서로 약 15분간 진행됐다.

기념식에서는 항일전쟁 14년간의 고통스러웠던 시기를 상징해 14발의 예포가 발사됐으며 기념식 마지막에는 중국인 희생자 3500만 명을 의미하는 평화의 비둘기 약 3500마리가 하늘로 날아올랐다.

이날 행사에는 전쟁에 참가한 원로 군인과 국민당 계열의 대만 측 인사들도 초청돼 항일전선에서 공산당과 국민당이 함께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대만을 껴안는다는 뜻을 나타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중국#시진핑#일본 역사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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