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탈레반, 카라치공항 공격 28명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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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변장 10명 수류탄-기관총 난사… 美무인기에 지도자 피살되자 복수

파키스탄의 무장괴한들이 8일 최대 도시 카라치의 진나국제공항을 공격해 최소 28명이 사망했다고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이슬람 무장단체인 파키스탄 탈레반은 전임 지도자의 사망에 보복하기 위해 이번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11시경 경찰로 변장한 10명의 괴한은 기관총과 로켓포로 무장하고 진나국제공항의 메카 순례용 터미널과 정비구역으로 나뉘어 진입했다. 이곳은 일반 항공기가 이착륙하는 곳에서 약 1km 떨어져 있다. 공항 안쪽으로 진입한 무장괴한들은 수류탄을 던지고 경비대원을 향해 총을 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무장괴한 2명은 자살폭탄 테러를 벌였다.

공항 측은 교전 과정에서 건물 일부에 화재가 발생했지만 항공기 등 핵심 자산은 손상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격이 발생하자 당국은 승객을 모두 대피시키고 항공기 이착륙 등 운항 관련 업무를 전면 중단했다.

파키스탄 정보당국은 무장괴한들이 승객들이 타고 있는 여객기를 납치하려 했다고 분석했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승객이 탄 여객기가 그들의 목표물이었다. 접근하는 데 실패하자 터미널 공격을 감행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탈레반 지도자인 압둘라 바하르는 이번 공격이 지난해 11월 미국 무인기의 공격으로 사망한 하키물라 메수드에 대한 보복공격이라고 말했다. 메수드는 2009년 아프가니스탄 자살폭탄 테러로 미국 중앙정보국(CIA) 직원 등 미국인 7명이 사망한 사건에 연루돼 수배됐던 인물이다.

바하르는 “우리가 숨을 쉬고 있는 한 공격은 계속될 것”이라며 추가 테러를 예고했다. 파키스탄 탈레반은 2월부터 정부와 평화협상을 시작했지만 폭력사태가 이어지면서 협상에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한편 이날 밤 파키스탄-이란 접경지역에서도 자살폭탄 테러가 발생해 시아파 순례자 등 23명이 사망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파키스탄#탈레반#카라치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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