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벌떼 외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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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리-각료 18명중 15명 골든위크때 유럽 등 40國 방문
야스쿠니 정당화-자위권 홍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각료들이 휴일이 집중된 4월 말부터 5월 초 황금연휴(골든위크)까지를 이용해 40개국에서 ‘벌떼 외교’를 펼친다.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의미하는 적극적 평화주의와 역사 수정주의 논리를 홍보할 것으로 보여 한국 중국과의 갈등 수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29일 출국한 아베 총리는 다음 달 7일까지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6개국 순방에 나선다. 전체 각료 18명 중 15명도 같은 기간 외국으로 쏟아져 나간다. 주 무대는 유럽이다. 중국을 방문하는 아베 내각의 각료는 한 명도 없다.

아베 총리는 유럽 순방 기간 방문국 정상, 유럽연합(EU) 수뇌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 등 유럽 정치 지도자들과 줄줄이 회담한다. 다음 달 6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에는 의장국 총리 자격으로 연설한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경제재생담당상,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산업상,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농림수산상 등이 동행한다.

아베 총리는 이날 출국 직전 도쿄(東京) 하네다공항에서 기자들에게 “일본의 성장전략과 적극적 평화주의를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 “각국 정상들과 대화하면서 우크라이나 정세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솔직한 의견교환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중국을 견제하는 동시에 쿠릴 열도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반환 협상을 위해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틈새를 찾겠다는 의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유럽을 방문해 일본의 역사 수정주의를 비판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이에 맞서 유럽 국가들과 안보·경제 협력을 강화하면서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정당화하는 맞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이 군사대국화 노선에 유럽을 등에 업으려는 모습도 엿보인다. 요미우리신문은 아베 총리가 이번 순방 기간 프랑스와 고속로 공동연구에 합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프랑스가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새 고속실증로인 아스트리드(ASTRID)에서 사용할 연료를 일본의 고속증식로인 몬주에서 시험한다는 내용이다. 몬주는 아오모리(靑森) 현 롯카쇼무라(六ヶ所村)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공장에서 매년 8t씩 추출하는 플루토늄을 연료로 사용해 발전을 하는 방식이다. 일본은 이를 플루토늄 보유 정당화의 명분으로 삼고 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
#일본#아베 유럽 순방#야스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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