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미군이 일본 측과 사전 협의를 하지 않고도 핵무기를 일본으로 반입할 수 있도록 하는 미일 간 밀약이 있다고 인정했다.
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난달 31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핵무기 반입과 관련한 미일 밀약의 존재를 묻는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역대 자민당 정권이) 계속 국민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자민당 출신 일본 총리가 미일 간 핵무기 밀약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미일 양국은 1960년 안보조약을 개정하면서 공식적으로는 미군의 핵무기 일본 반입을 사전 협의 대상으로 규정했지만 비밀의사록을 통해 미군이 사전 협의 없이 핵무기를 들여올 수 있도록 한다는 데 합의했다. 2009년 집권한 민주당 정권은 2010년 3월 핵 반입과 관련해 “광의의 밀약이 있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오카다 의원은 이날 또 아베 총리가 무라야마 담화를 인용할 때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의해’라는 문구를 항상 빼놓고 얘기한다며 확실히 할 것을 네 차례나 요구했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이 문구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4월 참의원 답변에서 “침략의 정의는 어느 쪽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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