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반군연합 “평화회담 참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美 등 “지원중단” 압박에 선회… 이란 참여 놓고 美-러 신경전

시리아 반군 연합체인 시리아국민연합(SNC)이 22일 예정된 시리아평화국제회의(‘제네바2 회의’)에 참여키로 했다. SNC는 지금까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축출을 주장하며 회의 참여를 거부해 왔다. 회의 당사자인 반군이 태도를 바꾸면서 제네바2 회의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SNC는 18일 터키 이스탄불의 한 호텔에서 총회를 열어 표결로 회의 참여를 결정했다. 총회에 앞서 그동안 반군을 지원해 왔던 미국 영국 등 서방국가들은 SNC가 회의에 참여하지 않으면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압박했다. 최근 10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내며 격화된 반군끼리의 교전도 태도 변화의 원인으로 보인다.

제네바2 회의에는 시리아 정부에 적대적인 미국 영국 프랑스 사우디아라비아 등 31개국과 아랍연맹 등 3개 기구, 친(親)시리아 정부 성향의 러시아 중국 레바논 등 40여 개국과 기구가 참여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34개월을 끌어온 시리아 내전 종식과 과도정부 구성 방법 등을 논의한다.

제네바2 회의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지만 결과를 낙관하기는 이르다. 미국 등이 아사드 정권의 대량학살을 지원해 온 이란의 회의 참여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 이란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러시아는 이란의 참여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16일에는 러시아 이란 시리아 3국 외교장관이 러시아 모스크바에 모이기도 했다.

한편 러시아와 이란은 시리아 외에도 원유와 무기 수출에 대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관계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18일 “핵협상 타결 이후 경제제재가 완화된 이란은 원유를 안정적으로 수출할 수 있는 러시아가 필요하고 러시아는 중동에 무기 판매를 확대하고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이란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미국이 우려하는 것은 이란과 러시아가 원유와 무기를 주고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17일 “러시아와 이란이 15억 달러(약 1조5922억 원) 규모의 ‘석유와 상품 교환거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조만간 테헤란을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러시아와 이란의 ‘신(新)밀월관계’는 정점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시리아#시리아국민연합#시리아평화국제회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