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 방공구역 확대 동의 안할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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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 밝혀… 軍, 이지스함 3척 → 6척 증강 추진

한국이 방공식별구역(ADIZ)을 확대하면 미국이 동의할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일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한국 방공식별구역(KADIZ)을 확대하는 문제와 관련해 국익에 우선하는 방안을 확정하고 미국과 접촉해 왔지만 미국이 반대 입장을 미리 밝혀오진 않았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 측은 일단 정부 안을 마련한 뒤 미국 등 관련국들과 협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 측의 ADIZ 확대 발표로 긴장이 고조된 역내 안보 정세를 감안할 때 미국이 KADIZ 확대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협의를 하지 않았지만 KADIZ는 미국이 설정했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한국의 요구에 의해 바뀌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중국이 일방적으로 설정한 ADIZ에 사전 통보 없이 전투기를 출격하면서도 자국 민항기의 비행 계획을 중국 정부에 알리도록 권고했다. 스티브 워런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달 29일(한국 시간 지난달 30일) “미국은 앞으로도 해당 지역에서 평상시처럼 비행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룸버그 뉴스는 이날 익명의 국방 관리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중국 ADIZ에 사전 통보 없이 매일 군용기를 출격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 국무부는 지난달 29일 중국 ADIZ를 통과하는 자국의 민항기에 대해 비행 계획을 사전에 중국 정부에 알리도록 했다. 국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미국 정부가 중국의 요구를 받아들인다는 의미는 아니며 승객의 안전을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이 한발 물러서는 것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유나이티드항공 등 미국 주요 항공사가 중국에 비행 계획을 통보하고 있다고 중국 언론은 1일 보도했다.

한국 항공사들은 “비행 계획을 통보하지 말라는 국토교통부 지침에 따라 중국 당국에 통보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군은 이달 말 합동참모회의를 열고 이지스 구축함 3척을 추가 도입해 총 6척으로 늘리는 방안을 확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은 현재 세종대왕함과 율곡이이함, 서애류성룡함 등 3척의 이지스함을 운용 중이다. 군 관계자는 “앞으로 이 이지스함 3척 중 2척과 한국형구축함 2척, 잠수함 2척 등으로 구성된 1개 기동전단을 제주해군기지에 배치해 이어도 분쟁에 대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QR코드를 찍으면 ‘방공구역 갈등’ 관련 초계기 P-3C를 타고 독도 상공에서 전하는 리포트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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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2일 일본, 4일 중국, 6일 한국을 차례로 방문해 중국 ADIZ 문제를 놓고 협의한다. 미일 양국은 합의문에 “중국의 ADIZ 선포는 예상하지 못한 사태를 부를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시도”라는 내용을 반영하기 위해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정미경 mickey@donga.com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방공식별구역#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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