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14세기 조각상 손가락 부러뜨린 美관광객 사과했지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8월 7일 1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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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피렌체의 유명 박물관을 찾은 한 미국인 관광객이 14세기경 만들어진 조각상을 만지다가 새끼손가락을 부러뜨리는 사고를 냈다. 이 관광객은 실수라며 박물관 측에 즉시 사과했고, 피렌체 경찰에서 간단한 조사를 받았지만 체포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 관계자는 "어리석은 미국인의 행동 때문에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훼손됐다"고 비난했다.

6일 CNN ABC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50대 미국인 남성 관광객은 회사 동료들과 함께 피렌체 두오모 박물관을 찾았다.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이 박물관에는 미켈란젤로의 '피렌체 피에타', 도나텔로의 '막달라 마리아' 등 수많은 명작들이 전시돼 있다.

사고를 낸 관광객은 관람객들이 돌아다니는 통로 부근에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세워진 조각상을 보고 호기심이 발동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손을 조각상의 손에 겹쳐서 크기를 비교해 보는 등의 상식 밖의 행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각상을 만지는 관람객을 본 박물관 보안요원이 제지하려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새끼손가락이 부러진 조각상은 이탈리아의 조각가 지오반니 암브로지오(Giovanni Ambrogio)가 14세기 후반~15세기 초 르네상스 시대에 대리석으로 만든 '동정녀 마리아상'.

박물관 관계자는 "작품의 지명도가 높든 낮든, 보호 장치가 있든 없든, 전 세계 모든 박물관의 동일한 규칙은 '작품을 만지면 안 된다는 것'"이라며 "사고를 낸 미국인 관람객은 그걸 몰랐던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박물관 측은 "전문가들이 보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지만, 보수에 드는 비용과 기간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국가지정 문화재를 손상하면 3년 이상. 그 외의 지정문화재를 손상하면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다. 과실로 문화재를 손상한 경우에 대한 별도규정은 없다.

김기용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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