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외곽서 이틀째 폭력사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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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얼굴가리개 단속 경찰과 충돌… 시위대 300명 화염병 던지며 격화

프랑스 파리 교외에서 이슬람식 얼굴 가리개 단속 등에 대한 반발로 폭력 사태가 이틀째 계속되고 있다.

파리 남서쪽 이블린 지역의 트라프 시에서 20일 밤 차량 20여 대가 불타고 시민 4명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프랑스 경찰 관계자가 밝혔다. 이 사건은 18일 밤 한 시민이 얼굴 가리개를 한 아내에게 벌금을 부과하려는 경찰관과 몸싸움을 벌이다 체포되면서 시작됐다. 그는 경찰관의 목을 조른 혐의를 받고 있다.

19일 밤부터 이슬람교도를 중심으로 한 시위대 300여 명이 트라프 경찰서 인근으로 몰려와 돌과 화염병을 던지면서 경찰과 충돌했다. 트라프 경찰은 최루가스를 쏘며 진압에 나섰으며 이 과정에서 14세 소년이 눈에 중상을 입고 경찰관 4명이 다쳤다. 시위는 주말 내내 계속됐으며 20일 새벽에는 자동차 한 대가 경찰서로 돌진하기도 했다. 르몽드지는 “엘랑쿠르나 기앙쿠르 같은 인근 지역에서도 버스 정류장과 거리에 세워 둔 자동차가 불에 타는 등 폭력 사태가 계속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마뉘엘 발 내무장관은 국내 무슬림 존중과 대화를 촉구하는 한편 경찰을 늘려 배치했다.

프랑스에서는 2011년 4월 얼굴 가리개 착용을 금지한 이후 ‘특정 종교를 노린 적대화 정책’이라는 이슬람교도 측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현행법에 따르면 얼굴 가리개 착용을 강요한 사람은 3만 유로(약 44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가리개를 쓴 여성은 소액의 벌금을 내거나 시민의식 교육을 받아야 한다.

파리 교외에서 대규모 시위 사태가 발생한 것은 2005년 경찰에 쫓기던 청소년 2명이 변전소에 숨었다가 감전돼 죽으면서 촉발된 시위 이후 처음이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프랑스 폭력 사태#이슬람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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