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타임스 “日, 과거 잘못 인정=외세굴복 인식… 1993년 위안부 사과하고 다시 부정”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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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건립’ 심층 보도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여성을 군위안부로 강제 동원한 것을 사과하지 않는 이유는 ‘사과가 곧 외세에 대한 굴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캘리포니아 주 글렌데일 시에 건립되고 있는 해외 첫 위안부 소녀상 건립과 관련해 이날 1면 머리기사와 14면 전면 기사를 통해 이같이 전했다. 윌리엄 매로티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일본학)는 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과거에 이미 인정한 위안부 역사를 일본이 최근 부정하는 것은 과거에 잘못한 일을 인정하는 것이 외세에 대한 굴복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1993년 일본 정부가 일본군이 위안부를 조직적으로 동원한 것을 인정하는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이후 20년간 보수파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사과는) 불확실한 것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글렌데일 시청에서 9일 열린 위안부 소녀상 건립 공청회 소식도 함께 전하면서 일본의 이번 반대가 뉴욕, 뉴저지 주 등에서 함께 벌어지고 있는 (극우파들의) 조직적인 행동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반대하는 일본인들은 글렌데일 시청에 같은 내용으로 된 대량의 e메일을 보내 “위안부들은 민간 매춘업자를 통해 부모에 의해 팔려온 자발적인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반대와 소동에 글렌데일 시의원들은 무척 놀라고 있지만 소녀상 건립을 강행할 계획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프랭크 퀸테로 시의원은 이날 공청회에서 현장을 찾은 일본계 주민들의 항의에 “14세 소녀가 한국의 자기 집을 떠나 일본군에 들어가 자발적으로 몸을 판다는 게 말이 되느냐. 당신들은 역사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글렌데일 시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초청한 가운데 30일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연다. 아라 나자리안 시의원은 “이것은 특정 국가를 징벌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인간에게 행한 반인륜 행위를 반성하고 기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LA타임스#일본#위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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