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0.03%의 기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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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뉴저지주 저지시티 시의원 선거… 유권자 2만명 중 한국인은 6명뿐
윤여태씨, 57% 득표 압도적 당선

전체 유권자 2만여 명 중 한국인 유권자가 6명밖에 없는 미국 정치 1번지 가운데 하나인 미 뉴저지 주 저지시티 시의원 선거에서 한인 후보가 ‘0.03%’의 기적을 이뤄냈다. 화제의 주인공은 11일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윤여태 씨(59·사진).

12일 뉴저지 주 선거위원회에 따르면 저지시티 시의원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윤 후보는 56.7%를 득표하며 유력한 당선 후보였던 뉴저지 주 하원의원 숀 코너스(43.3%)를 물리치고 당선됐다. 그동안 한인 출신으로 연방의원과 시장 등이 나온 적은 몇 차례 있었지만 대부분 한인 밀집 지역이었다. 윤 씨는 한인 유권자가 전체의 0.03%에 불과한 지역에서 당선됐다. 김동석 시민참여센터 이사는 “한인이 전혀 없는 곳에 그것도 정치적으로 중요한 곳에 한인이 당선되었다는 것은 한인의 미 사회사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윤 씨는 뉴저지 주에서 뉴어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에서 시의원에 당선돼 미 정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게 됐다. 차기 미 대통령 선거의 가장 강력한 공화당 후보인 크리스 크리스틴 뉴저지 주지사의 고향도 저지시티다. 한때 저지시티와 같은 지역구였던 유니언시티의 시장 출신으로 연방 상원 외교위원장을 맡으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한 로버트 메넨데스 연방의원(뉴저지)도 정치권의 영향력이 막대하다. 윤 씨는 메넨데스 의원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 한미 외교에도 중간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미 언론은 그의 당선과 관련해 저지시티에서 민주당 및 공화당 후보를 제치고 최초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기존 정치에 염증을 느낀 백인 히스패닉 흑인 유권자들이 윤 후보의 손을 들어주었다는 해석이다.

윤 후보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양당 체제에서 고착되었던 정치권의 부패를 없애고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역점을 두겠다”며 “한국 출신인 만큼 한미 관계에 도움이 된다면 워싱턴까지 적극 달려가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그의 부친은 1981년 한인이 없는 저지시티로 이민을 와 ‘가든스테이트’라는 서점을 운영하면서 지역경제에 기여한 것은 물론이고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부친의 이름을 딴 ‘윤석권 플라자’라는 거리가 만들어질 만큼 지역에 큰 기여를 한 것이 아들의 당선에 큰 도움이 됐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뉴저지주#윤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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