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TPP 가입’ 급류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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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15일 교섭 참가 선언… 농업단체 반발 무마가 관건

일본이 세계 최대 자유무역권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15일 TPP 교섭 참가 방침을 정식으로 밝힐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이 13일 일제히 보도했다. TPP는 양자 간 협정인 자유무역협정(FTA)과 달리 환태평양 국가들의 다자 협정으로 현재 미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11개국이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 FTA에서 한국에 뒤진 일본이 한 방에 거대 경제권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전체 경제규모는 21조670억 달러(약 2경3119조 원)로 세계 최대다.

일본 정부가 교섭 참가를 선언하면 TPP를 주도하는 미국 의회가 먼저 90일 동안 승인 절차를 밟는다. 이어 교섭 중인 11개국의 합의를 거쳐 최종 승인을 확정짓는다. 이르면 9월 TPP 회의부터 일본이 참가할 수 있다.

아베 총리는 “성역 없이 관세를 철폐해야 한다면 TPP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부분적인 관세 철폐 유예에 합의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양국 정부 간 협의에서 일본이 수입하는 농산품에 대해 관세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대신 일본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도 유지 혹은 단계적으로 인하해 상대국의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관건은 일본 국내의 반발이다. 특히 관세 철폐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농업단체의 반발이 심하다. 12일 농업단체 관계자 4000여 명은 도쿄(東京)에서 TPP 교섭 참가 반대집회를 열었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에서 내수가 수출보다 더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정치인들은 TPP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전 총리가 2011년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TPP 참가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별 진전이 없을 정도다.

아베 총리는 15일 기자회견에서 이런 점을 감안해 TPP 교섭 참가 필요성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TPP#아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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