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퀘스터 해결해도… 美 재정절벽 ‘산 넘어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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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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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까지 6개월 예산안 의결
4월 15일 내년 예산안 데드라인… 5월중순 국가채무 한도 증액 대기

미국 정치권이 예산 자동 삭감 문제를 간신히 해결하더라도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중 세 개의 큰 산을 더 넘어야 한다.

의회는 지난해 9월 2013 회계연도(2012년 10월∼2013년 9월)의 절반에 해당하는 첫 6개월 예산안만 잠정 의결했다. 이달 27일까지 나머지 6개월의 예산안을 의결하지 못하면 또 한 번의 일시적 연방정부 폐쇄가 불가피하다. 1970년부터 최근까지 미국에서는 17차례의 연방정부 폐쇄가 있었고 가장 최근에는 빌 클린턴 대통령 1기인 1995년에 21일 동안 모든 연방정부가 일손을 멈추는 사태가 있었다.

2013 회계연도 예산안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2014 회계연도 예산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미 행정부는 통상 2월에 다음해 예산안을 처리하지만 시퀘스터 파동 등에 발이 묶인 행정부는 아직 의회에 예산안을 제출하지 못했다. 하원은 1월 “4월 15일까지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의원 급여를 받지 않겠다”는 법안을 제출했지만 정쟁에 여념이 없는 여야가 기한을 맞출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예산 문제를 넘으면 부채한도 증액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미국의 나랏빚은 지난해 말 이미 법정한도인 16조3940억 달러를 넘어섰다. 공화당은 사회보장 지출 등의 대폭적인 삭감을 요구하며 행정부의 채무한도 증액에 소극적인 방침을 보이다 5월 18일까지 법정한도를 해제해 재무부가 필요한 지출을 할 수 있도록 미봉해 놓은 상태다.

따라서 여야가 5월 중순까지 국가채무 한도를 증액하는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미국은 또다시 국가부도 사태에 직면한다. 국제신용평가회사인 S&P는 2011년 8월 미국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을 우려하며 국가신용등급을 사상 처음으로 AAA에서 AA+로 강등시킨 적이 있다. 당시 미국의 신용등급을 내리지 않은 무디스와 피치도 올해 5월 여야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등급을 하향 조정할 것을 시사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미국#시퀘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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