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루스코니 포퓰리즘 공약 먹히나… 숨죽인 유로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25일 03시 00분


■ Q&A로 풀어본 伊총선

부채 위기에 시달려온 이탈리아의 차기 내각을 뽑는 총선이 24, 25일 유권자 4700만 명을 대상으로 전국 6만1000개 투표소에서 치러지고 있다. 하원 630명, 상원 315명을 뽑는 선거 결과는 25일 오후 늦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에서는 중도좌파 민주당의 독주 구도가 무너지고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현 여당 자유국민당과 5성운동이 선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막판까지 부동표가 10% 가까이 되는 데다 이탈리아 내각제의 특성까지 맞물려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궁금증을 문답(Q&A)으로 풀어본다.

Q. 이탈리아 내각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A. 전국비례선거로 치러지는 하원은 전국 득표율 1위 당에 의석의 55%를 준다. 하지만 상원의 경우 20개 선거구별로 득표율에 따라 선출한다. 하원의 제1당이 상원에선 과반이 안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상·하원이 조각 승인, 내각 불신임 등 모든 권한을 동등하게 갖고 있다는 점. 그러나 민주당과 성향이 전혀 다른 자유국민당과 5성운동이 2, 3위를 달리고 있어 민주당과 마리오 몬티 총리가 이끄는 중도연합 연정이 출범해도 불안한 정국이 될 수밖에 없다.

Q. 왜 유로존이 긴장하나.

A. 유로존 3위 경제대국 이탈리아는 유로 위기의 핵심이다. 국가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30%로 2조 유로에 이르는 데다 지난해 장기국채 금리가 7%를 넘어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맞기도 했다. 민주당은 현 정부의 개혁 기조를 잇겠다고 했지만 이는 연정을 염두에 둔 제스처 성격이 강하다. 사실 민주당뿐 아니라 긴축정책 중단과 지난해 재산세 환급을 약속한 자유국민당이나 유로존 탈퇴, 채무불이행을 주장하는 5성운동은 모두 과도한 긴축에 반대한다. 노선이 비슷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새 정부가 긴축 기조를 버릴 경우 해외 시장의 신뢰도가 떨어지면서 잠잠해진 유로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

Q. 최상의 시나리오와 최악의 시나리오는….

A.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민주당이 하원의 제1당, 상원에선 중도연합과 연정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총리는 민주당의 피에를루이지 베르사니 대표가, 재무장관은 몬티가 맡는 안이다. 하지만 4위를 달려온 중도연합 지지율이 계속 하락해 안정적인 연정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상황은 하원 제1당이 상원에서 과반수를 못 얻고 끝내 연정을 구성하지 못해 정부 출범이 무산되는 것. 이때는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 현재로선 간신히 절반을 넘는 불안한 연정이 들어서고 불신임 가능성 때문에 정국 불안이 이어져 개혁을 지속할 수 없게 돼 시장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잃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자유국민당이 1위에 오르거나 1당에 버금가는 2당이 될 경우도 문제가 되긴 마찬가지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유로존#베를루스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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