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티베트 불교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티베트(시짱ㆍ西藏) 자치구에 선택적으로 기독교 선교를 허용할 움직임이 포착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2일 티베트인 밀집 거주지역인 칭하이(靑海)성 시닝(西寧)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 중국 당국의 이런 방침에는 경제적인 이유와 함께 정치적인 계략이 숨겨져 있다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10여 명의 소식통과 인터뷰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소식통에는 서닝에 거주하는 서방 선교사들이 포함됐으나 중국 관계자들의 포함 여부는 언급되지 않았다. 시닝에는 400여 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상당수가 서방 선교사들이다.
중국 당국이 티베트에 기독교 선교를 허용하려는 것은 정치ㆍ경제 등 두 가지 이유에서이다.
우선 세계 경제 환경의 변화 속에 기독교계의 티베트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 서방 선교사들이 가진 경제적 이점을 외면하기 어렵다.
서방 선교사들은 티베트 선교가 허용되면 현지에서 이익이 풍부한 직업에 종사하거나 현지 학교에서 무료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다. 선교사 생활비 등 최소한의 필요 경비는 외국에서 오는 헌금 등으로 충당된다.
중국 당국이 정치적으로 서방 선교사들을 신뢰하는 점도 주요 원인이다. 선교사들은 선교 활동에 지장이 오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정부의 현지 정책에 공개 비판을 꺼린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티베트에 기독교가 전파돼 티베트 불교와 대립하기를 바라는 당국의 정치적 흉계라는 관측이다.
적을 이용해 다른 적을 제압하는 중국의 오랜 전략인 이이제이(以夷制夷)를 티베트 불교 통제에 적용하려 한다는 것이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 티베트 전문가 로비 바넷은 기독교 전파로 서방은 티베트 종교를 보호하려는 의도가 있고, 중국은 티베트 종교를 파괴하려 한다는 것이 보편적인 분석이었으나 최근 시닝에 몰려드는 서방 선교사들의 생각은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방 기독교 선교사들이 티베트 선교로 티베트 불교를 기독교로 개종시키려는 성향이 강하다면서 중국은 티베트 불교 자체를 파괴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 종교의 특정 부분을 없애려 한다고 갈파했다.
중국에선 마오쩌둥(毛澤東)이 지난 1949년 공산정권을 수립한 후 서방 선교사를'정신적 침략자'로 규정하고 나서 선교사들을 모두 국외 추방하고 선교활동을 불법으로 간주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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