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新외교안보라인 ‘비둘기파’ 부상… G2 밀월시대 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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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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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총리급인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에 오를 것으로 알려진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해 9월 유엔에서 일본의 센카쿠 열도 국유화 조치에 항의 연설을 하는 모습. 그가 중국 외교정책 실무 사령탑에 오르면 대미 관계를 더욱 중시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DB
부총리급인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에 오를 것으로 알려진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해 9월 유엔에서 일본의 센카쿠 열도 국유화 조치에 항의 연설을 하는 모습. 그가 중국 외교정책 실무 사령탑에 오르면 대미 관계를 더욱 중시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DB
주요 2개국(G2)인 미국과 중국의 외교안보 라인업에 중대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양국의 권력 변화기에 각각 상대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외교정책 담당자들이 부상하고 있는 것. 최근 지속된 양국 간 갈등이 크게 완화되고 관계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존 케리 신임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24일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중요한 외교정책 목표로 중국과의 관계 강화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외교정책은 곧 경제정책”이라며 중국과의 경제협력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케리 장관은 상원의원 시절에도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등 정치권 전반의 ‘중국 때리기’ 열풍이 “미국의 장기 외교정책에 어긋난다”며 비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케리 장관이 중국 견제가 주요 목적인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중심 이동(Pivot to Asia)’ 전략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는 점의 의미를 다시 살펴보고 있다. 대중(對中) 외교의 근간이 바뀌진 않겠지만 여러 분야에서 정책적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 정부도 인권 침해를 문제 삼으며 강력하게 비판함으로써 껄끄러웠던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에 비해 케리 장관에게 훨씬 우호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포린폴리시가 3일 전했다. 케리 장관의 대중 외교 라인은 상원 외교위원장 시절 외교위 담당 보좌관들이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척 헤이글 국방장관 지명자의 중국 정책도 비교적 우호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헤이글 지명자는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아시아 중심 이동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기본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에서 가속화하는 미중 군사대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헤이글 지명자가 중국과의 군사력 경쟁에 집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한다.

중국에서는 양제츠(楊潔지) 외교부장이 부총리급인 외교담당 국무위원직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 정부가 양 부장을 외교담당 국무위원에 기용하는 방안을 두고 최종 조율에 들어갔고 양 부장 후임에 장즈쥔(張志軍) 외교부 상무부부장을 발탁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현재 다이빙궈(戴秉國)가 맡고 있는 외교 담당 국무위원은 공산당 총서기가 수장으로 있는 당 중앙 외사공작영도소조의 비서장(사무총장)을 겸임하는 요직이다. 중국의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한국 미국 일본 등에서 외교장관이 맡고 있는 외교정책 관련 실무 사령탑 자리에 해당한다.

또 중국 외교부 내 대표적인 미국통인 추이톈카이(崔天凱) 부부장이 장예쑤이(張業遂) 현 주미대사의 후임자가 될 것으로 이 신문은 내다봤다. 유엔 대사로는 푸잉(傳瑩) 아시아지역담당 외교 차관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푸 차관은 북한에 엄격한 태도를 보이는 인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를 미국 측 요청에 따른 인사로 해석했다.

신문은 중국의 외교라인 인사를 대미외교 강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양 부장은 외교부, 장 부부장은 당 대외연락부에서 각각 대미정책 업무를 장기간 담당했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가 이끌 중국 새 지도부는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양 부장은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유권 문제에서 강경론을 주장해왔다. 이로 인해 중-일관계는 당분간 대결 국면이 계속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전망했다.

워싱턴=정미경·도쿄=박형준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중국#존 케리#양제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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