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정권 ‘고노 담화’ 수정 숨고르기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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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방 “전문가 검토 바람직… 식민지 지배 인정-사죄 무라야마 담화는 계승”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식민지 지배를 인정하고 사죄한 무라야마(村山) 담화를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河野) 담화 계승 여부는 제대로 밝히지 않았다. 아베 총리는 중의원 의원 시절이던 올해 8월 “재집권해 총리가 되면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 등 그동안의 일본 정부 입장을 모두 고치겠다”고 선언했지만 집권 초기 ‘외교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7일 기자회견에서 고노 담화를 수정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 문제를 정치 외교 문제로 삼아서는 안 된다. 외부의 관점, 즉 전문가의 검토가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수정을 포함해 검토한다고 보면 되느냐’는 추가 질문에 “역사학자와 전문가가 현재 연구를 하고 있다. 그런 검토를 계속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반복했다. 일본 정부는 당분간 고노 담화 수정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스가 관방장관은 무라야마 담화에 대해 “2006년의 제1차 아베 내각 때 기존의 입장을 이어가겠다는 생각을 표명했다. 이후에도 그 입장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해 무라야마 담화 계승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고노 담화는 1993년 8월 4일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관방장관이 일본군의 위안소 설치와 위안부 강제 징집을 인정하고 사죄한 것이다. 무라야마 담화는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가 1995년 8월 15일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대해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밝힌 것이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베#일본#식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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