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격화 시리아, 국제분쟁 번질 위험성 1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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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외교協 ‘지구촌 2013 분쟁 전망도’… 긴급사태 세 그룹 분류

美 외교협회 ‘지구촌 2013 분쟁 전망도’… 긴급사태 세 그룹 분류
미국 외교협회(CFR)가 고위 관료 및 전문가뿐 아니라 민간인까지 의견을 수렴해 만든 ‘2013년 세계 분쟁 전망도’에서 내년 한 해 미 대외정책의 최우선 과제가 될 국제분쟁은 시리아 사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의 경찰’인 미국이 개입할 수밖에 없는 국제적 긴급사태 30가지를 ‘가능성’이 높고 ‘미국의 국가이익에 주는 충격’이 큰 순서에 따라 세 그룹으로 분류한 결과 시리아 사태는 유일하게 두 가지 기준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다.

폴 스테어스 CFR 예방행동센터 소장은 “시리아 내전이 격화돼 제한적이나마 주변국이 개입하고 궁지에 몰린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를 사용하며 ‘레드라인’을 넘을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시리아의 혼란은 터키와 레바논 요르단의 불안을 초래할 수 있고 내전 와중에 생화학무기가 테러리스트의 손으로 넘어갈 우려가 크다.

이란이 핵과 운반수단 개발에 큰 진전을 보이고 이스라엘이 선제공격을 감행해 무력충돌이 일어날 가능성과 중국이 일본과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놓고 충돌을 벌여 일본의 동맹국인 미국이 자동적으로 개입할 가능성도 우선적으로 대비할 긴급사태 1그룹에 포함됐다.

가능성은 낮지만 알래스카를 포함한 미국 본토가 대량살상무기의 공격을 받거나 주요 기간시설이 사이버 테러 공격을 받을 가능성 때문에 1그룹에 오른 것은 미국인들이 상당한 안보불안을 느끼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군과 나토군 철수에 따른 아프가니스탄의 치안 악화와 파키스탄의 내부 불안도 포함됐다.

2008년부터 매년 실시해온 CFR 여론조사에서 북한은 지난해 1그룹에 포함됐지만 올해는 2그룹으로 내려갔다. CFR는 “내부 권력승계가 이뤄져 대남도발과 내부 불안 가능성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로 주변국을 위협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CFR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일반인 수만 명의 의견을 취합하고 1만5000명 이상의 관료와 전문가 자문을 거쳐 최종 리스트를 선정했다. 분쟁 예상국가로는 모두 25개국이 지정됐다. 지역별로 중동과 아프리카가 각각 9개국(10건과 9건)이었고 아시아가 6개국 7건으로 뒤를 이었다.

미주에선 미국에 이어 마약밀매가 급증한 멕시코가 2그룹에 올랐을 뿐이다. 미국이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카스트로 형제의 쿠바와 우고 차베스의 베네수엘라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지역분쟁을 제외하면 유럽 지역에서도 긴급사태가 없을 것이라고 CFR는 전망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세계 화약고#시리아 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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