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운동장서 새들 떼죽음…원인은 알코올 과다 섭취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5일 13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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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떼죽음의 원인은 알코올 과다섭취로 밝혀졌다.

영국 컴브리아 지역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어린 블랙버드들이 무더기로 죽은 채 발견돼 전문가들이 사체를 부검한 결과 모두 발효된 열매를 먹고 알코올 과다로 숨진 것으로 밝혀졌다고 BBC 뉴스가 4일 보도했다.

영국 동물보건 및 수의학연구청(AHVLA) 과학자들은 `수의학 기록'(Veterinary Record)지 최신호에 실린 보고서에서 죽은 새 10여 마리가 모두 발효된 마가목 열매를 먹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 마리는 간에서 다량의 순수 알코올이 검출됐고 많은 새가 날다가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현지 야생동물 관리소는 이 지역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새 한 마리를 발견했는데 당시 이 새는 제대로 서지 못한 채 날개로 중심을 잡으려고 애쓰거나 담장에 기대는 모습을 보였다. 이 새는 2주간 보호를 받으며 완전히 회복돼 날아갔다.

연구진은 부검 결과 숨진 새들이 모두 부근 마가목의 열매를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땅에 떨어진 열매들이 상해 균에 감염되면서 발효가 촉진돼 알코올 함량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AHVLA 전문가들은 새들의 몸속에서 발견된 마가목 열매에서 발효된 냄새가 났으며 조직 분석 결과 한 마리의 간에서 순수 알코올인 에탄올이 다량 검출됐다고 전했다.

영국 조류트러스트(BTO)의 한 관계자는 "열매를 많이 먹는 새들은 대개 알코올 대사 효율이 높고 알코올 농도가 높은 열매를 먹는데 잘 적응하는 편"이라면서 "새가 술에 취한 경우가 간혹 보고되긴 하지만 매우 희귀한 사례"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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