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조세 피난’ 佛 루이뷔통 회장에 기사작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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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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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부담 佛기업 유치 포석”

‘영국의 조롱인가 칭찬인가.’

최근 이중국적 추진으로 조세피난을 도모한다고 비난받았던 프랑스의 최고 부자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회장(사진)이 조만간 영국으로부터 명예 기사 작위를 받는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아르노 회장이 영국 여왕으로부터 대영제국의 명예 중급 훈작사(Knight Commander)를 수여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영 외교부는 “영국 경제와 시민사회에 폭넓게 기여한 공로를 높이 평가받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수여식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410억 달러(약 45조5400억 원)의 재산을 지닌 아르노 회장은 프랑스 1위, 세계 4위 부자에 오른 경제계 거물. 그의 영향력으로 봤을 때 명예 기사 작위를 받는 건 어색한 일이 아니지만 시기가 민감하다. 프랑스에선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슈퍼 과세’를 반대해 온 아르노 회장이 지난달 벨기에 국적을 신청한 이유가 막대한 세금 부담을 피해가려는 의도라며 찬반 논란이 들끓었다. 이 때문에 작위 수여에는 영국이 프랑스 기업을 영국에 유치하려는 속내가 깔렸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영국 정치인들은 프랑스 경제인의 환심을 사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올 상반기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유럽 기업이 높은 세금 부담 탓에 영국으로 본사를 옮긴다면 언제든 적극 도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도 8일(현지 시간) 버밍엄에서 열린 보수당 전당대회에서 프랑스 정부의 부유층 증세를 두고 “1789년 프랑스 혁명이 일어난 이래 이런 독재는 본 적이 없다”며 “재능 있는 프랑스인의 런던 이주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영국#루이뷔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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