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성장모델 한계… 사회-경제 모순 폭발 직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9일 03시 00분


■ 黨대회 앞두고 위기론 확산
“앞으로 10년이 마지막 기회”… 국영기업 특혜 축소 등 주장

11월 8일 중국 공산당 18차 당 대회를 앞두고 새 지도부의 방향을 정하는 논쟁이 치열해지면서 당 내외의 위기 경고 목소리가 공공연하게 나온다고 로이터통신이 8일 보도했다.

중국의 주요 싱크탱크 가운데 하나인 ‘전략과 개혁’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식 경제성장 모델은 이미 끝에 다다랐다. 향후 10년은 주동적으로 개혁을 추구하는 최후의 기회가 될지 모른다”며 “마지막 기회를 소중히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경제개발 과정에서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는 위험한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우징롄(吳敬璉) 씨는 경제잡지 차이징(財經)에서 “중국의 경제적 사회적 모순이 한계점을 향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혁론자들은 △국영 기업들의 특혜를 축소하고 △농민공(일자리를 구하러 도시에 온 농촌 출신 노동자)의 도시 정착을 보다 쉽게 하고 △지방 정부들이 토지수용에 기대도록 조장하는 회계 시스템을 고치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 다만 당과 관련 있는 개혁론자들은 정치개혁은 풀뿌리 민주주의로부터 점점 확대돼야 하고 전면적인 민주주의는 먼 이야기이거나 비현실적이라고 보고 있다.

공산당 중앙당교가 발행하는 주간지 쉐시(學習)시보의 편집 간부인 덩위원(鄧聿文) 씨는 “모든 문제를 향후 10년 동안 풀 수는 없지만 국민이 절박하게 원하는 개혁에 착수해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중국의 성장률이 2010년대 말에는 5%대로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베이징(北京)대 저스틴 린 교수는 정책을 제대로 펼치면 향후 20년간 8%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차기 최고 지도자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은 이런 요구들을 잘 알고 있다고 한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한 중국 전문가는 “이런 과제에 대담하게 달려들 용기가 있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마오쩌둥(毛澤東) 시대를 그리워하는 중국 ‘신(新)좌파’가 대표적 인물인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 시 서기의 실각 이후 목소리를 더 크게 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8일 보도했다. 공산당의 진로·경제 모델 등을 둘러싼 논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확산되면서 신좌파의 체제 비판이 현 지도부를 곤경으로 몰고 있다는 것. 이들은 마오 시절로의 회귀를 주장하면서 빈부차, 기업의 저임금 노동착취, 관리의 부패 등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계획경제 시스템 강화를 요구해 왔다. 다만 세가 약하고 실체도 모호한 이들이 다음 달 정권교체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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