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총선, 親유로 세력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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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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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자민당 1당 유지… 중도 노동당 2위 돌풍

12일 치러진 네덜란드 총선에서 친유로존 성향으로 긴축정책을 통해 재정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마르크 뤼터 총리(45·사진)의 집권 자유민주국민당이 승리했다.

13일 개표 결과 자민당은 역대 최대인 41석(전체 150석)을 얻어 1당을 지켰으며 선두를 다퉈온 중도 좌파 노동당은 39석으로 2당에 머물렀다.

반면 4월 집권 연정의 유로존 정책 지지를 철회해 이번 총선을 불렀던 극우 자유당은 9석이 줄어든 15석, 지난달까지 돌풍을 일으켰던 사회당은 15석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이번 총선은 유럽연합(EU)의 신(新)재정협약과 새 구제금융 기구인 유로안정화기구(ESM) 창설에 강력히 반대해온 사회당이 한때 큰 인기를 얻자 유로존의 재정위기 타개 노력에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1, 2위를 차지한 두 당이 유로존의 존속과 재정 건전화에 찬성하고 있어 그런 우려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자민당은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독일 식 긴축 해법을 지지하는 반면 노동당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성장우선주의를 선호한다.

자민당은 곧 연정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현지 언론은 연정 협상이 몇 주가 걸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자민당과 노동당이 합의하면 중도 우파와 좌파의 대연정이 만들어진다. 전망은 엇갈린다. 양당은 유세 때 “두 당은 생각이 달라 연정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두 당이 함께하지 않으면 친유로존 정부 구성이 어려운 만큼 결국 권력 분점을 통해 연정에 합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더 많다.

이번 선거에서는 노동당을 정국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디데리크 삼솜 대표(41)가 네덜란드 정치의 핵심 인물로 급부상했다. 부친이 내과 의사이고 델프트공대에서 핵물리학을 전공한 환경운동가로 에너지 기업을 운영했던 삼솜 대표는 2003년 총선에서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이후 퀴즈쇼와 지능지수(IQ) 대회 등에 나가 우승하며 젊은 세대에 큰 인기를 끌었다. 참신하고 도덕적인 이미지로 올해 3월 당 대표에 오른 후 이번 총선에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네덜란드#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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