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주재 美대사 피살 후폭풍]작년 4월 화물선 타고 벵가지 잠입… 피습 사망 스티븐스 대사의 리비아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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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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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 도우며 “민주화 일조” 자부심

“벵가지 시민들은 자신들의 자유에 대한 열망을 지지해준 미국에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미국에 대한 경의의 표시로 벵가지 법원청사 앞 자유의 광장에 미국 국기도 꽂았습니다.”

벵가지 시위대의 영사관 공격으로 11일 사망한 크리스토퍼 스티븐스 주리비아 미국대사(사진)는 9개월 전 국무부 월간 간행물 ‘스테이트(State)’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자신이 목숨을 걸고 지원활동을 벌였고 시민들도 미국을 적극 지지했던 벵가지에서 피살되는 운명을 맞았다.

‘스테이트’는 지난해 4월 리비아 반군단체인 과도국가위원회(NTC)에 특사 자격으로 급파돼 벵가지에서 수개월 동안 목숨을 걸고 반군 지원 업무를 완수한 스티븐스 대사의 활약상을 지난해 12월호에 자세히 소개했다.

스티븐스 대사의 인터뷰에는 리비아의 자유화를 위해 일한다는 미국 외교관의 자부심과 리비아에 대한 애정이 가득 묻어 있다. 스티븐스 대사를 비롯한 10명의 벵가지 특파팀은 몰타에서 그리스 화물선에 몸을 싣고 벵가지에 잠입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벵가지에 도착한 뒤 숙소가 없어 외국인들이 묵다가 떠난 호텔에 여장을 풀었으나 정부군의 폭격으로 거처를 옮겨 다녀야 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NTC 지도자들과 정부군 반격 계획을 세우고 벵가지 시민들에게 인도적 지원 물자를 공급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전쟁에서 버려진 대량살상무기(WMD)를 수거하는 임무도 맡았다.

스티븐스 대사는 벵가지에 급파된 다음 달인 지난해 5월 주리비아 미국대사로 임명됐다. 그는 대사에 임명된 뒤에도 계속 벵가지에서 업무를 수행했다. 그는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가 사망하기 한 달 전인 지난해 9월 트리폴리 대사관으로 들어왔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스티븐스 대사#리비아#벵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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