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주재 美대사 피살 후폭풍]“리비아 공사 또 차질빚나”… 국내 건설업계 노심초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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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에서 미국대사가 사망하는 등 대규모 유혈사태가 또다시 벌어지자 건설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13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리비아에 진출해 있는 국내 건설사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두산중공업 코오롱글로벌 원건설 등 모두 14개사에 달한다.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인근에서 1400MW 규모의 스팀발전소 건설공사 등 5건의 공사를 진행 중인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지에 직원 20명이 거주하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안전하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지난해처럼 직원을 철수시켜야 할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난해 2월에도 내전 등의 이유로 직원들을 철수시켰다가 8개월이 지난 10월에 복귀시키면서 피해를 봤다”며 “공사 중단에 따른 피해보상도 아직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1월 리비아 최초의 민간종합병원인 ‘스와니병원’ 공사를 수주했지만 현지 치안 불안 등의 이유로 아직까지 공사에 착수하지 못한 대우건설도 답답한 표정이다.

트리폴리에서 주택 및 기반시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던 신한건설 관계자도 “내전의 여파로 2007년 수주한 공사를 아직까지 마치지 못하고 있다”며 “정국이 계속 불안하고, 치안도 좋지 않아 언제 공사를 끝낼 수 있을지 기약조차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내전 당시 파손된 설비, 물가상승에 따른 시공비 재조정, 계좌송금 동결 등 리비아 정부와 협의해야 할 안건이 산적해 있지만 현 정부의 권한이 상당히 제한적이어서 협상이 지지부진하다”며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아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건설업계가 리비아에서 받지 못한 미수금은 모두 3500억 원이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리비아#건설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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