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차세대 권력’ 되고 싶다면 하버드 가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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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딸-장쩌민 손자 등 지도층 자제들 베일속 입학
연수프로그램 이수 ‘젊은피’ 정부-당-기관 요직서 활동

앞으로 중국을 이끄는 엘리트 그룹에 속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있다. 하버드대 졸업장이다. 학부든 대학원이든 단기 연수 프로그램이든 중국 차세대 권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하버드대 인맥을 갖춰야 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등이 최근 보도했다.

하버드대를 졸업하거나 다니는 중국 권력층 인사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첫째, 지도자 자제들이 다니는 경우로 시진핑(習近平) 부주석 딸 시밍쩌(習明澤)는 현재 하버드대 정치학과 학부생이며,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손자 장즈청(江志成)은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올 3월 실각한 보시라이(薄熙來)의 아들 보과과(薄瓜瓜))는 24일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리자오싱(李肇星) 전 외교부장 아들 리허허(李禾禾)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하버드대 연수 프로그램에 유학하는 젊은 정부 관리들은 다른 부류다. 하버드대는 1998년 중국 정부와 협의해 케네디 행정대학원 내에 연수 프로그램 ‘뉴월드 펠로십’을 개설했다. 중국 관리들만 입학할 수 있는 8주 연수 프로그램으로, 학비는 중국 정부가 전액 부담한다.

졸업생으로는 떠오르는 스타로 꼽히는 리위안차오(李源潮) 공산당 중앙위원회 조직부장, 천더밍(陳德銘) 상무장관, 리젠거(李劍閣) 중국국제금융공사(CICC) 회장, 자오정융(趙正永) 산시 성 성장 등이 꼽힌다. 미국의 중국 외교정책을 사례연구 위주로 가르치며 위기관리, 협상이론, 언론대처법 등도 포함돼 있다.

뉴월드 프로그램 유학 대상자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직접 선발할 정도로 공을 들인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관리 중 매년 20명을 엄선해 보낸다. 중국 정계에서는 ‘뉴월드 프로그램을 나와야 출세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다. 중국 발전연구재단(CDRF)의 루마이(盧邁) 사무총장은 “뉴월드 프로그램에서 유학한 중국 관리의 절반 정도는 귀국 후 승진 가도를 밟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중국 지도층 자제들이 세계 최고 명문 하버드대의 입학경쟁을 어떻게 뚫는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하버드대 측은 이들의 입학 허가 과정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다.

일각에서는 “하버드대가 인권침해 비판을 받는 중국 권력층 양성에 일조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오빌 셸 아시아 소사이어티 미중관계센터 소장은 “이 같은 비판에도 하버드대의 중국 프로그램이 활발히 운영되는 것은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는 중국과의 정치적 학문적 네트워크를 강화하려는 하버드대의 구상과 미국식 교육을 적극 수용해 국제사회 리더십을 확보하려는 중국 지도층의 이해관계가 서로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하버드#시진핑#장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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