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해사 우등졸업後 하버드 장학생 된 최우석씨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27일 0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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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200명中 상위 20위..케네디스쿨 장학생 진학 '특전'
"리더십 갖춘 외교관 돼 남북 문제 해결에 힘 보탤 것"

"남북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훌륭한 외교관이 돼 남북 갈등을 해소하는데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미국 해군사관학교를 우등 졸업하고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 장학생 입학 자격까지 얻은 최우석(22) 씨가 26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장래 희망이다.

29일 해사를 졸업하는 최 씨는 전 학년 평균 학점 3.93점(4.0점 만점)으로 경제학과를 1등 졸업하고, 1200명의 졸업생 가운데 종합 점수 100등까지 주어지는우등 졸업(Graduation with Distinction)의 영예까지 안았다.

또 임관하고 나서도 아이비리그 등 유수 대학에서 석사 과정을 밟을 수 있는 특전이 부여되는 상위 랭킹 20위에도 아시아인으로는 유일하게 포함돼 오는 8월부터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공공정책(Public Policy)을 전공할 예정이다.

하버드대에서 연간 학비의 50%인 2만달러가량은 '프레지덴셜 밀리터리 펠로십' 장학금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해병대에 이미 임관한 상태이기 때문에 월급으로 충당할 수 있다.

한국어, 중국어, 아랍어 등 특수지역 언어에 능통한 해병대 장교에게는 어학 능력에 따라 월 100~500달러가 추가로 지급되는데 최씨는 최고 액수인 500달러까지 확보했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01년 당시 문화방송(MBC) 워싱턴 특파원으로 발령받은 아버지(최창영 현 방송문화진흥회 사무처장)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와 초중고교를 미국에서 다녔다.

최 씨가 해군사관학교를 선택한 것은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 있는 에피스코펄(Episcopal) 고교 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탐색하던 중 한국인으로서 미국에서 '큰 일'을 하려면 리더십과 사회에 대한 봉사가 필수라는 게 아버지의 조언이었다.

공부뿐 아니라 리더가 되는 훈련을 하고 인내심, 극기 등을 강조하는 해사가 본인의 장래 희망을 펼치는데도 적격이라고 판단해 선뜻 이에 따랐다.

미국 교육에서 중시하는 에세이 작성 능력이 특히 뛰어났던 최 씨는 리더십과 관련한 논문 주제로 '이순신 장군'을 선정해 자세히 소개함으로써 한국에도 넬슨 제독과 같은 위인이 있다는 사실을 미국 해사 생도들에게 알리기도 했다.

아울러 그의 이순신 논문을 통해 넬슨은 국가적 지원을 받아 탄생한 영웅인데 비해 이순신은 간신들 틈에서 역경을 뚫고 조국을 지켰다는 점에서 넬슨보다 위대하다는 평가도 해사 내부에서 나왔다는 후문이다.

최 씨는 "자연스럽게 이순신 장군을 역할 모델로 삼게 됐고, 한 사람의 리더십이 국가를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구할 수 있다는 점을 늘 염두에 두고 그런 상황에 대비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도 아시아와 태평양 시대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내가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이슈와 분야가 남북 문제라고 생각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공공정책을 전공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병대에 임관한 것도 힘들고 때로는 고통스러움이 뒤따를 게 분명함에도 리더십과 책임감을 길러주는 가장 좋은 기회라는 판단에서다.

부모의 조언이나 도움도 컸지만, 어렸을 때부터 꿈을 꾸고 진로를 고르고 관심 있는 분야를 개척할 때도 스스로 자신감을 갖고 결정한 뒤 역경을 이겨내는 방식을 체화했다고 최씨는 강조했다.

그는 2년간 석사 과정을 마치면 5년 의무 복무를 하게 되는데 북한을 가장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일본 오키나와 해병대 기지 근무를 지원할 계획이다.

최 씨는 "미국 사회에서 성공한 한국계 미국인은 많지만, '미국인인 척하는 검은머리 미국인'이 되기는 싫다"며 "무슨 일을 하건 한국인이라는 자존심과 한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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