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동반자? 배우자?… 어떻게 불러야 하나
본인은 “올랑드 지원하며 독립적 사생활 유지 원해”
“내 아이들의 아버지도 아닌 프랑수아 올랑드에게 재정적 지원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나의 인생관이다.”
프랑스 올랑드 대통령의 동거녀인 발레리 트리르바일레 씨(47)는 15일 뉴욕타임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프랑스 사상 최초의 동거녀 퍼스트레이디로서 올랑드 대통령 취임 후에도 자신의 일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던 트리르바일레 씨는 자신의 신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는 “프랑스에서 퍼스트레이디는 아무런 (공식적) 지위가 없으며 어떤 특정한 역할이 부여되어 있지도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트리르바일레 씨는 올랑드와 사귀면서 그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으며 지금도 그가 대통령이 되고 자신이 퍼스트레이디가 된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며 “그 생각을 하면 절로 웃음이 나려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남편과의 사이에 태어난 10대 아들 3명을 두고 있는 트리르바일레 씨는 아이들이 대중의 시선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은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일하는 여성’ 중 한 명이라며 아이들과 지내기 위해 잡지 ‘파리 마치’ 해외 특파원직을 거절했고 매주 수요일은 모든 일을 접고 있다고 말했다.
트리르바일레 씨의 독립적인 생활 추구는 그가 퍼스트레이디 신분이기 때문에 두드러져 보이지만 프랑스에서는 특이한 현상이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프랑스에서는 결혼이 ‘제도’가 아니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동거가 보편적이다. 동거 문화는 사생활을 중시하고 전통에 저항하는 프랑스의 정신 등이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올랑드 대통령의 전 동거녀인 세골렌 루아얄 의원이 2007년 대선 후보로 나섰을 때도 동거 경력은 문제되지 않았다. 하지만 트리르바일레 씨가 ‘동거녀 퍼스트레이디’인 점이 외교에서는 여러 의전상 고민거리를 만들 수 있다고 미 ABC 방송은 전했다.
먼저 엘리제궁에서 열릴 의전행사에서 그를 ‘대통령의 동반자인 발레리 트리르바일레 여사’라고 할지 ‘대통령의 배우자인 발레리 트리르바일레 올랑드 부인’이라고 소개해야 할지 주목된다.
보다 심각한 것은 그가 일부 국가를 방문할 때다. 바티칸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등 동거를 허용하지 않는 국가에 퍼스트레이디로서 동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008년 중동 국가 방문 당시 교제 중이던 카를라 브루니와 동행하지 않았다.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은 부인인 다니엘 미테랑 여사와 별거하면서 엘리제궁에 연인과 함께 살 때 공식 행사에는 미테랑 여사와 동행했다.
일부에서는 큰 문제가 될 것 없다는 반응도 있다. 프랑스 외교부의 한 관리는 “21세기에 동거는 문제가 될 사안이 아니며 대부분의 국가는 트리르바일레 씨를 대통령 부인으로 대우해 달라고 요청하면 그렇게 해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트리르바일레 씨도 “바티칸을 방문하지 않는 한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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