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左클릭 프랑스]<下> 내달 총선서 재격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9일 03시 00분


“의회권력도 좌파로” vs “총리만큼은 우파로”

대선이 끝나자 프랑스는 바로 총선모드로 들어갔다. 한 달여 뒤인 6월 10일과 17일 실시되는 하원의원 선거(총선)결과에 따라 정국 흐름이 다시 급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당선자(사회당)는 당선발표 다음 날인 7일 “새 정부의 성공을 위해 사회당이 다수당이 돼야 한다”며 총선 지지를 호소했다. 사회당은 정국운영을 원활히 하기 위해 자력으로든, 좌파 연대를 통해서든 의회 과반을 확보해야 한다. 프랑스에서는 대통령이 의회 과반을 유지해야 정부를 운영할 수 있으며 그렇지 못할 경우 야당 총리에게 권한이 넘어가면서 동거정부가 구성된다.

대선에서 패한 대중운동연합(UMP) 시각에선 좌파 독주를 막고 세력균형을 이뤄야 하는 상황이다. UMP를 이끄는 기욤 펠티에 대변인은 “좌파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줘선 안 된다. 총선에서 똘똘 뭉쳐 우파 총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7일 여론조사에서는 좌파(사회당+녹색당) 지지도가 44∼46%, 우파(UMP)는 31∼33%, 극우 국민전선(FN)은 15∼18%다.

프랑스는 1997∼2002년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리오넬 조스팽 총리 때를 제외하고는 지금까지 대선 직후 실시된 총선에서 여당에 힘을 실어주는 경향을 보여 왔다. 2007년 니콜라 사르코지 당선 당시 그가 속했던 UMP가 제1당이 됐던 것처럼 이번에도 국민은 국정 안정을 위해 대통령을 배출한 사회당을 1당으로 만들어줄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여론이다. 게다가 UMP 내부에선 벌써부터 사르코지의 빈자리를 놓고 원내대표와 총리 간의 권력투쟁이 시작됐다는 분열 소식도 나온다. 하지만 UMP와 중도 우파가 과반수가 되거나, FN의 약진으로 UMP부터 FN까지 우파 대연합 세력이 구축될 수도 있다.

프랑스 총선 결과는 유럽 경제위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유럽연합(EU)이 마련하는 각종 위기 대책에는 각국 의회의 승인이 필수적인 사안이 많은데 EU의 긴축정책을 반대하는 올랑드가 이끄는 국회에서는 이 정책들이 승인되는 데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당장 가장 큰 관심사는 15일 발표될 총리다. 현지 언론들은 하원 사회당 원내대표이자 올랑드의 오랜 지인인 장마르크 에로 의원과 마르틴 오브리 당 대표 등 2명으로 압축됐다고 전했다. 한편 6월 10일, 17일 치러지는 하원 선거는 총 577명을 선출하는데 10일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은 선거구 후보들 가운데 12.5% 이상을 득표한 후보들을 두고 17일 결선을 치른다. 사회당은 현재 녹색당 등 지지 세력과 함께 197석을 갖고 있다. 지난해 9월 치러진 상원선거에서는 사회당과 녹색당 등 좌파정당이 전체 의석 348석 가운데 178석을, UMP 등 우파정당이 170석을 차지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프랑스#프랑스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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