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광청 “가족과 중국 떠날수 있게 해달라”…오바마에 지원 요청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3일 09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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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을 2일 떠나 병원에 입원한 중국의 시각장애 인권변호사 천광청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가족과 함께 중국을 떠날 수 있도록 도움을 호소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천 변호사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대사관을 나선 뒤 자신의 신변 안전이 우려된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우리 가족이 나갈 수 있도록 당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천 변호사는 또 미 대사관 직원들이 이날 자신이 가택연금 상태에서 탈출해 6일간 머물렀던 대사관을 떠나도록 강하게 압박했다고 비난했다.

천 변호사는 "대사관은 나에게 떠나도록 계속 압력을 가했으며 병원에서는 내 주변에 사람들이 머물 것이라고 약속했으나 오늘 오후 병실에 입원하자마자 그들 모두 떠났음을 알았다"고 말했다.

한 외신의 특파원은 한국시간으로 3일 새벽 4시경 병실에서 천 변호사의 부인이 침상 곁을 지키는 가운데 천 변호사를 인터뷰했다고 말했다.

이 특파원은 천 변호사가 미국 관리들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천광청은 자신의 목숨에 관해 매우 큰 두려움을 갖고 있으며 자신의 가족이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했으며 자신을 도와달라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호소했다"고 말했다.

천 변호사의 아내인 위안웨이징 역시 외신에 자녀들을 중국에서 키우고 싶다면서 그러나 경비원들이 병원을 나서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국 관리들은 외신에 자신들은 외교 관례를 준수했다면서 천 변호사에게 대사관을 "자진해서 떠날 수 있는지"를 3차례 물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고 특파원은 전했다.

이 특파원은 "그(천광청)는 자신이 대사관을 떠날 당시 외부의 상황이 얼마나 나쁜지 몰랐으며 위협에 대해서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아내에게 가해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몰랐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천 변호사는 또 외신에 중국 관리들이 "당신이 대사관에 머문다면 우리는 당신의집에 무기를 갖추고 여기서 당신의 아내와 가족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특파원이 전했다.

천 변호사는 또 "경비원들이 집에 카메라를 설치해 모든 움직임을 감시할 수 있으며 집으로 되돌아가게 되면 다시는 절대로 떠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그랜트 특파원은 덧붙였다.

앞서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중국 관리들이 사태해결을 위한 협상도중 미국 관리들에게 천 변호사에 관해 신체적, 법적으로 위협한 바 없다면서 천 변호사도 미국에 정치적 망명을 요청하지 않았었다고 말했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미국 대사관이 천 변호사를 보호한데 대해 사과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토너 부대변인은 이 문제에 관해 중국에 사과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 사건에서 우리의 행동은 적법했으며 우리의 가치를 지켰다"면서 중국 측의 사과요구를 거부했다.

한편 천 변호사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에 고홍주 미국 국무부 법률고문(미국명 헤럴드 고)이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와 함께 미 정부의 수석 협상가로 참여했다고 뉴욕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천 변호사는 고 고문과 캠벨 차관보가 중국 측과 협상할 때 이들 둘의 가운데에 앉아 한 손씩 붙잡고 있었다고 다른 외신은 전했다.

가택연금중 탈출에 성공한 천 변호사는 앞서 이날 미국 대사관을 떠나 베이징의 차오양 병원에 입원, 이곳에서 가족들과 재회했다.

천광청의 병원행은 중국과 미국의 협상에 따른 것으로, 중국은 천광청 가족이 다른 곳으로 이주해 안전하게 지내고 천광청이 대학교육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미국 측에 약속했다고 교도통신 등 외신들이 이날 미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채널A 영상] “중국 떠나고 싶다” 새국면 맞은 천광청 피신 사건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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