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난사범 고 씨, 판사 질문에 “예” 만 할 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5일 09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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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후 처음 모습 드러내…붉은 죄수복 차림

"이름이 '원 고'(One Goh)가 맞나요?"(샌드라 빈 판사) "예(Yeah)"(피의자 고수남)

4일 오후 2시10분께(현지시간) 미국 오클랜드 소재 캘리포니아주 앨러메다 카운티지방법원 산하 와일리 매뉴얼 법정 6층 112호실에 고 씨가 한국의 형사 절차상 인정신문과 비슷한 법원의 '죄상인부심리(arraignment)'을 위해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자 방청석에 있던 취재진과 방청객 50여명이 술렁였다.

고 씨는 2일 오클랜드 시내 오이코스 대학에서 총기를 난사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후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어서 현지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이 법정은 피고인들이 법정내 마련된 유리막으로 가려진 작은 방에서 신문을 받도록 돼 있어 취재진들은 그의 모습을 거의 볼 수 없었으며, 이름을 확인하는 판사의 질문에 그는 단 한차례만 힘없이 "예'라고 짧게 답했다.

법정 정리가 고 씨를 법정으로 안내하는 과정에서 잠깐 유리막의 문이 열리면서 모습을 드러난 고 씨는 매우 지쳐보였다.

붉은 죄수복을 입고 손에 수갑을 찬 상태였으며, 무표정한 얼굴로 빈 판사가 5분여에 걸쳐 희생자 7명에 대한 살인 혐의와 부상자 3명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 등 모두 10가지 죄목에 대한 공소장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가끔 고개를 숙이기도 했지만 대부분 허공을 응시한 채 움직이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은 이 혐의들이 확정될 경우 법정최고형인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전했다.

인정 신문을 하는 동안 앨러메다 카운티 소속 관선 변호사가 고 씨를 도왔으나 변호사와도 별다른 얘기를 나누지는 않았다.

법정에서 언론의 의뢰를 받고 피의자의 모습을 스케치한 전문 화가 2명은 고 씨가 신문 내내 침착한 모습이었으며 변호사의 설명을 듣고 한두마디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목소리가 너무 작아 무슨 말을 했는지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법원은 당초 고 씨가 영어가 서툰 것으로 판단해 전문 통역사까지 준비했으나 관선변호사는 통역이 필요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씨는 이날 검찰이 기소한 혐의에 대해 유·무죄 주장을 하지 않았으며, 다음심리는 오는 30일로 정해졌다.

고 씨의 인정신문에 이어 열린 앨라메다 카운티 검찰청의 기자회견에서 낸시 오말리 지방검찰청장은 고 씨를 살인 혐의 등으로 이날 정식 기소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참사는 앨러메다 카운티에서는 전례없는 사건"이라며 "검찰은 피고인이 정의의 심판을 받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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