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 3D’ 캐머런 감독 “영화 한계 뛰어넘는 비법이 뭐냐고요?… ”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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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거기 있는 ‘답’ 찾아 떠나면 됩니다”

20세기 최악의 참사로 기억되는 타이타닉호 침몰 100주기를 맞아 제임스 캐머런 감독(사진)이 ‘타이타닉 3D’를 선보인다(한국 5일 개봉). 캐머런 감독은 원작 ‘타이타닉’(1997년)으로 18억 달러(약 2조376억 원)를 벌어들이며 당시 역대 영화 흥행 실적 1위에 올랐고, 12년 후엔 3차원(3D) 영화 ‘아바타’로 27억 달러(약 3조564억 원)를 끌어 모아 자신의 기록을 경신했다. ‘타이타닉’+‘3D’라는 공식이 주목을 받는 이유다.

지난달 28일 영국 런던 시사회장에서 만난 캐머런 감독은 ‘타이타닉 3D’가 ‘아바타’의 흥행 실적을 뛰어넘기는 힘들 것이라면서도 “주인공과 함께 타이타닉호에 올라타고 있다는 느낌을 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3D는 액션이나 애니메이션에 잘 맞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드라마에도 적합합니다. 영화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 주인공에 대한 감정이입을 강하게 만들거든요.”

3D 전환은 노동집약형 작업이다. ‘타이타닉 3D’의 경우 300명이 1년 2개월간 매달렸다. 오리지널 필름을 디지털로 바꾼 뒤 29만5000개 프레임 하나하나의 윤곽을 보정했다. ‘보는 맛’은 달라졌지만 이야기는 그대로다. 그는 “15년이 흐르는 동안 결혼한 이도, 자녀를 얻은 이도 있을 것”이라며 “‘타이타닉’을 봤던 사람들은 시간이 지난 만큼 다른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며, 영화를 본 적이 없는 젊은이들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영화의 3D 전환에 든 돈은 1800만 달러(약 204억 원)다. 원작 제작비(2억 달러)의 11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3D는 티켓 가격이 일반 영화의 최대 2배로 투자 대비 수익률이 높아 할리우드에선 3D 재개봉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라이언 킹’ ‘스타워즈 에피소드 1’에 이어 ‘니모를 찾아서’ ‘미녀와 야수’ 3D도 대기 중이다.

“3D가 남발되는 듯한데 3D 자체가 마법의 지팡이가 될 수는 없어요. ‘대부’를 3D로 만든다고 원작보다 좋을까요? 하지만 ‘타이타닉’은 스토리나 규모 면에서 3D로 구현하기 좋은 영화죠.”

캐머런 감독은 바다 속을 73회나 탐사한 ‘잠수광’으로도 알려졌다. 지난달 26일엔 수심 1만898m를 탐사해 세계에서 가장 깊은 심해에 최초로 단독 도달하는 기록을 세웠다. 심해 동영상은 ‘아바타’ 속편과 다큐멘터리 영화 등에 쓸 예정이다.

“잠수 경력이 영화 제작에 딱히 도움이 되는 건 아니지만 통찰력을 얻지요. 망망대해에서 나침반도 없이 위치를 찾는 사람을 만났어요. 구름과 바람의 흐름, 별의 위치만으로 섬을 찾아내는 비결을 물었더니 ‘섬은 늘 거기에 있었다’고 답하더군요. 사람들은 제가 영화를 내놓을 때마다 한계를 뛰어넘는 비결을 묻습니다. 아무도 해본 적이 없는 일이니 매뉴얼도 가이드북도 없죠. 하지만 간단해요. 팀을 이끌고 문제를 해결하는 겁니다. 답은 원래 거기에 있습니다. 찾아가는 건 인간의 몫이죠.”

런던=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제임스캐머린#타이타닉#타이타닉3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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