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무티 “공연 중 관객 난투극, 나 때문 아니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13일 11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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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CSO)의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리카르토 무티가 자신의 공연 도중 난투극이 벌어졌던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8일 시카고 오케스트라 홀에서는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거장 무티가 지휘하는 CSO 공연 도중 VIP 객석의 두 남성이 좌석을 놓고 말다툼을 주고받다 급기야 몸싸움까지 벌인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12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무티는 이에 대해 "40여 년 간 세계 곳곳에서 공연을 해왔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콘서트홀이 (레슬링) 링으로 변하리라고는 상상도 해보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무티는 "브람스 교향곡 제 2번 2악장 마지막 부분을 지휘하고 있을 무렵 시야 끝으로 객석의 예사롭지 않은 움직임이 감지됐고 이후 소란이 점점 커졌다"며 "(쿵하는) 소음을 듣고 처음엔 누군가 객석에서 쓰러져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공연장에 있던 한 관객은 "무티는 소란이 일고 있는 쪽을 향해 단검(dagger) 같은 눈길을 던졌으나 조금도 흐트러짐 없이 지휘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무티는 "2악장이 끝난 후 잠시 공백을 두었다"면서 "인근 객석의 관객으로부터 응급 환자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눈신호를 받고 맞붙어 싸우던 두 남성이 분리된 후 3악장 연주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싸움으로 인해 60대 남성은 이마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으나 화가 나 주먹다짐을 가한 30대 남성은 경찰과 앰뷸런스가 도착하기 전 현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무티는 "아이러니한 것은 브람스의 곡이 연주되는 동안 그 같은 난투극이 벌어졌다는 사실"이라며 "브람스의 곡 대부분은 '공격'이 아닌 '위로'를 표현하기 위해 쓰여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연주를 잘못 이끌어 이 같은 공격적 상황이 발생한 것이 아니길 바란다"고 웃으며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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