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원전 피해 주민들 “전북 장수에 살고 싶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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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지역 대표 방한… 집단 이주 가능성 타진

지난해 원전사고가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福島) 지역 주민이 전북 장수군을 방문해 집단 이주 가능성을 타진했다.

전북도와 장수군은 5일 “후쿠시마 지역 교회 목사이자 비영리단체 대표인 쓰보이 나가토(坪井永人·70) 씨가 지난달 중순 국내 개발업체 관계자와 함께 장수군청을 찾아 이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쓰보이 목사는 “어린이들이 원전사고로 고통 받지 않았으면 좋겠고 부모들은 안전한 곳에서 아이들이 자라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일본으로 돌아가 주민들과 함께 이주 문제를 협의한 뒤 장수군에 연락을 주겠다고 말했다고 장수군 관계자는 전했다. 목사 일행은 장수 나들목과 가까운 계남면과 천천면 일대를 둘러봤다. 장수군에 오기 전에는 제주 등 국내 몇 곳을 더 돌아본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시마도 장수처럼 말 사육을 많이 하고 벼농사를 주로 짓는 지역이어서 말 산업이 발달한 장수에 관심을 보인 것 같다고 장수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장수군은 승마장, 한국마사회 장수목장, 한국 마사고교, 승마체험장 등 말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난해 ‘말(馬) 레저문화 특구’로 지정됐다. 2024년까지 1000여억 원을 들여 장계와 천천면 등 71만여 m²에 말 관련 산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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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군 유주봉 기획계장은 “일본 후쿠시마와 장수군은 말을 키우는 등 산업이나 생활 유형이 비슷하고, 장수를 깨끗하며 안전한 곳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구체적인 계획을 서류로 제출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아무 연락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영주권 등 행정적인 문제와 함께 (원전사고에 노출된) 일본인들이 지역에 들어오는 것을 주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등 확실한 것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장수=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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