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자산 비중 1년새 11%P 줄인 中 속내는

  • 동아일보

위험 분산용’ 해석 많지만 대미 ‘협상 카드’ 활용 분석도

중국 외환보유액 중 미국 채권 등 달러 자산의 비중이 지난 10여 년 중 최저치인 54%까지 떨어져 앞으로 미중 관계에서 미묘한 지표로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외환보유액 중 달러 자산의 비중은 지난해 6월 현재 54%로 1년 전의 65%에 비해 11%포인트 줄었다. 사상 최고치였던 2006년 74%에 비해서는 20%포인트가 하락했다.

1일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 중 달러 자산은 1조7300억 달러(약 1937조6000억 원)로 1년 전에 비해 1150억 달러가 늘었다. 하지만 1년간 늘어난 전체 외환보유액 7430억 달러 가운데 15%에 그쳤다. 이는 2009년 7월부터 2010년 6월까지 1년간 늘어난 외환보유액 중 달러 자산 비중이 45%였던 데 견줘 크게 낮아진 것이다. 지난 5년간의 ‘늘어난 외환 중 달러 자산의 비중 평균’은 63%였다. 이는 무역수지 흑자 등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외환보유액 중 달러 자산의 절대액수는 다소 늘지만 전체 보유액 중의 비중은 급격히 줄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달러 자산 보유 감소에 대해 ‘위험 분산’이라는 경제적 해석이 많다. 루펑(陸鵬) 베이징(北京)대 중국거시경제연구소 소장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나타낸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환보유액 중 달러 자산 비중이 50% 아래로 떨어져 급속히 축소되면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과 함께 미중 간에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중국이 미국 채권 매입을 줄이면 이자율이 올라 미국 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줄 수 있으며 중국도 손실이 불가피하다. 미 채권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중국이 달러 자산을 줄이는 것은 미 경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다른 현안에 대한 ‘협상 카드’로도 사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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