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獨英 연합전’으로 커지는 佛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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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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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메르켈 - 英 캐머런 총리 “사르코지 지지” 공개 지원사격
영국 간 좌파 올랑드 후보, 英 노동당수 만나 “협력” 맞불

4월 22일 1차 투표를 치르는 프랑스 대선이 프랑스 독일 영국 등 유럽 주요 3국의 여권과 야권이 각각 연합하는 ‘국제 연합전’으로 가고 있다. 3국에서 집권 중인 우파 여당과 이에 맞서는 좌파 야당이 집권 대중운동연합(UMP)의 니콜라 사르코지 후보와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의 승리를 위해 각각 똘똘 뭉치고 있다.

연합의 시동은 유럽 재정 위기 극복 과정에서 ‘메르코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굳건한 공조를 과시했던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사르코지 대통령 공개 지원사격이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달 6일 파리에서 정례 프-독 각료회의 후 TV 인터뷰를 통해 “친구의 정당을 지지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모든 면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 올랑드 후보에게 뒤져 있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재선을 도우려는 노골적인 행보였다.

유럽의 신재정협약 채택 과정에서 반대를 주도해 사르코지 대통령과 앙숙이 된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마저 지난달 17일 파리 정상회담 후 “사르코지의 재선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두 정상은 무인스텔스기 공동 개발, 원자력 산업 협정 체결을 발표했고 영국 언론은 “영-프 동맹이 새로운 협력의 지평을 넓혔다”고 보도했다.

이번에는 프랑스 좌파의 올랑드 후보가 맞불을 놓았다. 지난달 29일 영국을 방문한 올랑드 후보는 런던에 도착해 “오래전부터 관계를 맺어 왔고 언젠가 관계를 맺을 영국 노동당의 지도자들을 만나러 왔다”며 “유럽의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함께할 수 있는지 논의하면서 유럽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에드 밀리밴드 영국 노동당 당수는 올랑드 후보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유럽 위기 극복을 위한 올랑드 후보의 정책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긴축보다 경제 살리기를 위한 성장 위주 정책에 동의한다는 것. 이어 올랑드 후보의 연소득 100만 유로가 넘는 고소득자에 대한 75% 소득세 부과 공약에 대해서도 “공정한 사회를 원한다”며 지지했다. 두 사람의 연대는 3국 우파 수뇌부의 동맹 과시에 대응하는 성격을 담고 있다고 프랑스 언론은 전했다.

지난해 재정적자 위기가 심화되며 유럽 전역이 긴축 모드로 접어들면서 복지 혜택이 줄고 실업이 늘자 올랑드 후보와 밀리밴드 당수는 독일 주도의 긴축정책 해법에 반대하며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 16, 17일에는 독일 사민당과 이탈리아 사회당 관계자들이 올랑드 후보의 초청으로 파리를 방문해 지지세를 과시할 예정이다. 프랑스 사회당은 대선을 승리로 이끌고 6월 총선에서도 1당으로 올라서 내년 독일 총선, 2014년 영국 총선까지 겨냥하는 3국 좌파 연대를 주도한다는 복안이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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