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 美 국립공원에 ‘살인 람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3일 03시 00분


코멘트

검문불응 20대, 레이니어산 女순찰대원 쏘고 도주

‘총기 숭배자’로 추정되는 이라크전쟁 참전병 출신 20대 남성이 새해 첫날 미국의 유명 국립공원에서 공원순찰대원에게 총을 난사한 뒤 도주해 국립공원 내에서 대규모 추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1일 오전 미 북서부 워싱턴 주 레이니어 산 국립공원에서 차량 검문을 벌이던 여성 공원 순찰대원이 20대 남성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외신이 2일 보도했다.

공원 측은 사고가 일어난 직후 출입구를 통제했다. 워싱턴 주 보안과 직원과 미국연방수사국(FBI) 요원 등 150여 명이 특별 수사팀을 꾸려 용의자 수색에 나섰다. 공원에 있던 방문객 125명은 통나무집 등으로 대피했으며 한 명씩 조사를 다 받은 후인 이튿날 오전에야 공원 차량을 타고 공원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수사당국은 벤저민 컬턴 반스라는 이름의 24세 남성을 용의자로 보고 수사망을 좁혀가고 있다. 당국은 그가 개인적으로 총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었으며 당시 반스가 타고 있던 차량 안에서는 서바이벌 훈련을 위한 장비들과 방탄복, 총기 등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공원 대변인은 “반스가 이라크전에 참전했으며 2007년 돌아온 후 정신적외상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그의 아내는 반스가 집 안에서 무기를 소지하는 등 이상한 행동을 보여 지난해 접근금지 명령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반스가 이날 오전 3시경 인근 킹 카운티의 한 주택가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고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놓고 수사하고 있다. 이날 신년 파티에 참가한 남성이 말싸움을 벌였다는 이유로 파티에서 쫓겨나자 다시 파티장소를 찾아가 총을 쏴 남자 1명과 여성 1명이 중상을 입었다.

한편 이날 새벽 샌디에이고 주 인근 코로나도 섬에 있는 3층짜리 아파트에서는 괴한의 총에 맞아 사망한 남성 2명과 여성 2명의 시체가 발견됐다. 해군 기지가 있는 코로나도 섬은 은퇴한 해군들의 천국으로 불리며 살인사건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곳으로 알려졌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