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성당 덮친 최악테러, 세계가 경악

  • Array
  • 입력 2011년 12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나이지리아 5개도시 연쇄참사 최소 40명 사망… 일부선 총격전
기독교인 노린 이슬람단체 소행… 작년 성탄 이브에도 32명 희생

성탄절인 25일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기독교 신자들을 노린 폭탄테러로 최소 40명이 숨지는 참극이 발생했다.

전체 인구(1억6000만 명)의 절반가량인 8050만 명이 기독교인인 나이지리아에서는 지난해 성탄절 이브에도 지방도시 조스에서 발생한 폭탄테러로 32명이 희생됐는데, 올해에는 마달라 조스 카노 다마투루 가다카 등 무려 5개 도시에서 연쇄적으로 폭탄테러가 일어나 다시 최악의 성탄절을 맞았다. 나이지리아의 자생적인 이슬람 급진 테러단체 ‘보코하람’은 즉각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가장 큰 인명 피해는 보코하람이 첫 번째 목표물로 설정한 마달라의 성 테레사 성당에서 발생했다. 성탄절 아침 미사가 끝나고 신도들이 밖으로 나오는 시간대인 오전 7시 반을 노린 대담한 공격이었다. 목격자들은 시사주간지 타임에 “오토바이를 탄 사내가 가방 하나를 성당 인근에 떨어뜨리고 간 직후 폭발했다”며 “성당 지붕과 인근 주택, 차량들이 파괴되고 주위가 불에 탔다”고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굿럭 조너선 대통령은 “이번 폭탄테러를 저지른 세력들이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단죄 의지를 천명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급진 이슬람세력의 폭탄테러를 막지 못한 무능한 정부에 분노해 시신의 수습 작업을 막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해 성탄절 이브 참사를 경험했던 조스에서는 복음주의 교회를 노린 폭탄테러에 이어 총격전까지 일어나 경찰관 1명이 숨지고 테러범 1명이 생포됐다.

이번 테러를 자행한 보코하람은 2년 전인 2009년부터 악명을 떨치기 시작한 급진 이슬람 테러단체로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에 영감을 받아 창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명인 보코하람은 현지어로 ‘서구식 교육은 죄악이다’란 의미이다. 기독교세가 강한 남부를 포함한 나이지리아 전역에서 이슬람법인 ‘샤리아’를 엄격하게 적용하는 통치를 목표로 삼고 있다. AP통신은 올 한 해에만 보코하람 테러와 관련해 504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뿐만 아니라 인근 카메룬 차드 니제르 등으로 세력을 확대하고 있어 취약한 조너선 정부가 보코하람에 대항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많은 전문가가 보코하람이 해외에서 테러교육을 받는 등 알카에다 북아프리카지부와 손을 잡은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