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美도 김정일 애도 없이 “北주민 위해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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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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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사망땐 “심심한 조의”
이번엔 국무장관 성명 그쳐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발표 후 만 하루 만인 19일 오후 10시 40분(현지 시간) 공식성명을 발표했다. 미 정부는 이날 정부 차원의 조의 표명을 할지 검토한 끝에 클린턴 장관 명의로 김 위원장에 대한 애도가 아니라 북한 주민의 안녕을 걱정하고 새 북한 지도부에 대한 기대감을 담은 성명서를 내놓았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오후 10시 40분 발표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이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북한은 지금 국가적인 추도기간”이라며 “우리는 북한 주민들의 안녕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북한 주민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이어 성명은 “우리는 북한의 새 지도부가 주변 국가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북한 주민의 권리를 존중하겠다는 약속을 이행해 북한이 평화의 길로 접어드는 선택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장관은 “미국은 북한 주민을 도울 준비가 돼 있으며 북한의 새 지도부가 한반도에서 평화와 번영, 영구적인 안보의 새 시대에 진입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협력하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의 이 같은 성명은 1994년 7월 8일 김일성 북한 주석이 사망하자 하루 뒤인 9일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내놓은 성명 내용과는 확연히 대비된다. 당시 클린턴 대통령은 “미국 국민을 대신해 북한 주민에게 심심한 조의를 전한다”며 “우리는 김 주석이 미국과 회담을 재개하도록 지도력을 보여준 데 감사한다”고 밝혔다. 당시 이 성명은 독재자인 김일성에 대한 지나친 예우라며 공화당 의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등 논란을 빚었다.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도발의 주범인 김정일에 대한 조의 표시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적지 않아 북한 주민의 안녕을 기원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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