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시라크 전 프랑스 대통령(79·사진)이 15일 공금 유용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시라크 전 대통령은 파리 시장(1977∼1995년) 시절 당수를 맡고 있던 공화국연합(RPR) 당원들과 측근 28명을 시청 직원인 것처럼 위장 등록해 월급을 준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전직 대통령이 재판에 회부돼 유죄 판결을 받은 건 프랑스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파리 지방법원은 이날 시라크 전 대통령이 권력을 남용해 공금을 유용하고 개인적 이득을 취한 혐의에 대해 징역 2년과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법원은 시라크 전 대통령이 고령으로 건강이 좋지 않고 전직 국가수반이었던 것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시라크 측 변호인단은 9월 피고인이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어 재판을 받기 어렵다는 의사소견서와 궐석 상태에서 재판이 계속되기를 바란다는 서한을 제출했다. 이에 따라 시라크 전 대통령은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시라크는 대통령으로 재직했던 2005년 뇌중풍(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알츠하이머병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라크 측은 “적법한 직무 수행이었다”며 재판부에 무죄를 주장하고 있어 항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프랑스 언론은 보도했다. 시라크 전 대통령은 2007년 퇴임한 뒤 면책특권을 상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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