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섹스파트너 1명 넘으면 장기기증 어렵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당국 “여러명과 성관계 땐 감염 위험 높아”환자에 통보 의무화… “기증자 줄 것” 우려

미국 연방정부 기관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최근 1년 내 다수의 파트너와 성관계를 맺은 사람이 장기 기증을 하려 할 경우 ‘질병 확산 고위험자(increased risk)’로 분류해 기증 대상자에게 통보하도록 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의사들이 이 가이드라인을 지키기 위해서는 장기 기증 희망자에게 성관계 파트너가 몇 명인지를 물어야 하는데, 그러면 기증 희망자가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CDC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최근 12개월 내 두 명 이상의 파트너와 성관계를 가진 사람은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B형 간염, C형 간염을 옮길 수 있는 고위험군으로 분류해야 한다. 기존 가이드라인은 과거 바이러스 감염자나 동성 간 성행위를 한 자, 마약 투여자 등으로 고위험군을 한정하고 있다.

CDC의 매슈 퀴너트 박사는 “여러 명과 성관계를 가진 사람은 그러지 않은 사람보다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며 “장기 기증을 받을 사람은 자신이 처할 수 있는 질병 감염 위험 정도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기 이식 전문가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버지니아대의 해리 돈아리아스 박사는 “만약 부모님에게 장기를 기증하려는 자식이 있다면 자신의 성경험을 설명해야 하는 수치스러운 상황에 부닥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20∼24세의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2008년 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30%, 여성의 25%가 12개월간 두 명 이상의 파트너와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식 기자 jy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