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시위대 ‘은행 갈아타기 운동’… BoA 등 고객 65만명 이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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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가 시위대가 첫 행동 강령으로 대형은행 계좌를 다른 곳으로 바꾸자는 캠페인을 벌인 후 대형은행에서 이탈한 고객이 한 달여간 65만여 명에 이르렀다. 또 7만여 명이 페이스북을 통해 추가로 동참 의사를 밝힘에 따라 대형은행 영업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AP통신과 ABC방송에 따르면 전미신용조합협회는 5일 ‘은행 갈아타기의 날(Bank Transfer Day) 운동’이 시작된 9월 29일 이래 이날까지 신용조합에 계좌를 신설한 고객이 65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신용조합 측은 신규 계좌를 개설한 대부분의 고객이 대형은행에서 옮겨왔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큰 신용조합인 해군연방신용조합의 9, 10월 신규 계좌 수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8%나 늘었다. 워싱턴에 있는 신용조합인 전국자본은행은 새 계좌의 대부분이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환멸을 느낀 고객들이 계좌를 전환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AP통신은 신용조합에 새로 가입한 고객들이 모두 대형은행에서 이탈했다는 것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운동은 9월 BoA의 직불카드 수수료 부과 발표에 반발한 한 소비자의 인터넷 캠페인으로 시작돼 월가 시위대의 행동 강령으로 채택되면서 급속하게 확산되어 왔다.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갤러리 소유주인 크리스틴 크리스천 씨(27)는 소비자에게 터무니없는 비용을 부과하려는 대형은행 대신 신용조합을 이용하자며 11월 5일을 은행 갈아타기의 날로 제안했다. BoA 등 대형은행은 직불카드 수수료 부과를 뒤늦게 철회했지만 소비자들의 분노를 되돌리기엔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BoA에서 신용조합으로 계좌를 바꾼 워싱턴 시민 몰리 케치폴 씨(22)는 “BoA가 기존 계획을 철회했지만 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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