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한미FTA 법안 의회 제출]자동차 美수출 年 7억달러 이상 늘듯

  • 동아일보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4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의미에 대해 “선진국 시장에서 결판이 나야 경쟁을 선도할 수 있다. 미국이나 유럽연합(EU)에서 경쟁여건을 좋게 가져가야 한국 기업들이 경쟁할 수 있다”고 압축적으로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집권 초 FTA에 반대하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자리 창출 및 수출 증대 효과를 노리고 FTA 비준에 소매를 걷어붙인 것처럼 우리 역시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FTA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미 FTA의 핵심은 자동차산업이다. 지난해 12월 타결한 추가협상에 따라 미국은 관세 2.5%를 FTA 발효 후 4년간 유지하다가 일괄 철폐하고, 한국은 현재 8%인 관세를 발효 후 4%로 내렸다가 4년 뒤 관세를 없앤다. 한미 FTA로 자동차 분야에서만 대미(對美) 수출이 향후 15년간 연평균 7억2200만 달러, 수입은 9700만 달러 늘어나 6억2500만 달러(약 7375억 원)의 무역수지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컬러TV,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 캠코더 등 주요 전자제품 관세가 발효 즉시 사라져 전기전자 분야에서 연평균 1600만 달러의 무역수지 이득이 예상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한미 FTA가 발효되면 일자리가 35만 개 증가하고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이 5.6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미 수출 증가에 따른 직접적 일자리 증가는 4300개 수준이지만 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생산성이 높아짐에 따라 향후 10년간 35만 개가 늘어날 것이라고 국책 연구원은 전망했다. 한미 FTA로 향후 15년간 우리나라의 전체 무역수지는 연평균 27억6500만 달러, 대미 무역수지는 1억3800만 달러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농수산업 부문은 향후 15년간 연평균 8445억 원(농업 8150억 원, 수산업 295억 원) 수준의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정부는 농어업 분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한미 FTA 대책 예산으로 향후 10년간 22조1000억 원을 쓰기로 했다.

4년 3개월간 끌었던 한미 FTA의 숙제를 끝내면 지지부진한 신규 FTA 추진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EU, 인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등과 FTA를 맺으며 자유무역 영토를 넓혀 왔지만 최근 들어선 한-페루(지난해 8월 타결, 올 8월 발효) FTA를 끝으로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한미 FTA 비준이 난항을 겪으면서 새 FTA 협상동력이 떨어졌다는 관측이 많다. 지난해 5월 협상을 끝으로 중단된 한-호주 FTA, 국장급 사전협의를 진행 중인 한중 FTA 등은 한미 FTA 비준이 성사되는 대로 협상 재개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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